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IT 대기업들이 해외에서 번 돈을 자국으로 가져오지 않는 방식으로 절세를 꾀하고 있다. 무디스 인베스터스는 28일 이 같은 자금이 3년 안에 지금의 2배 수준인 2380억달러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디스 인베스터스는 미국 내 11개 IT기업 현금 보유량을 조사한 결과, 73%가 해외에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4년전 57%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라고 설명했다. 오는 2014년까지 79%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해외 매출 비중이 큰 IT 기업들이 많은 세금을 내는 것을 피하기 위해 돈을 미국으로 송금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기업들이 해외 수익의 35%를 세금으로 내야하는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법인세율이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이 같은 기조가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MS의 경우 현금과 단기투자금 등 자산의 84%인 420억달러가 해외법인에 있다. 애플은 402억달러가 해외에 있는데 이는 2006년보다 6배 가량 올라간 수치다. 오라클은 무려 90%에 달하는 현금이 해외법인 소유다.
무디스는 이들 기업이 해외에 있는 현금을 자국으로 가져오도록 요구받고 있다고 밝혔다. 리처드 레인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정부에서 기업들에게 해외에 쌓아놓은 현금을 가져오라고 하지만 기업들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며 “세율을 조정하지 않는 한 이 같은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황이 이렇자 IT 기업들은 해외에 있는 자금을 가져오면 세금을 일정기간 감면하거나 면제하는 ‘송금세 감면기간(Tax-repatriation Holiday)’을 만들기 위해 오바마 행정부에 로비 중이다. 그간 행정부는 송금세 감면기간을 통해 해외에서 온 자금이 일자리를 창출하기보다 기업 잇속을 차리는 데 쓰일 것이라고 반대했지만 최근 이 제도에 대해 ‘심각하게’ 재고하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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