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최대 미디어 그룹인 그루포 클라린(Grupo Clarin) 사주의 자녀가 `친자 확인`을 위한 DNA 검사를 받았다.
24일 아르헨티나 언론에 따르면 그루포 클라린 사주인 에르네스티나 에레라 데 노블레(86·여)의 딸 마르셀라와 아들 펠리페가 이날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국립유전자은행(BNDG)을 찾아 DNA 검사를 받았다.
앞서 아르헨티나 법원은 에르네스티나가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1976~1983년) 실종된 민주인사의 자녀를 강제로 입양했다는 의혹이 계속되자 이달 초 마르셀라와 펠리페에 대해 DNA 검사를 명령했다.
아르헨티나 인권단체 가운데 하나로 군정 시절 실종된 어린 아이들의 행방을 추적해온 `5월 광장의 할머니들`은 에르네스티나가 1976년 5월과 7월 민주인사의 자녀인 마르셀라와 펠리페를 강제로 입양하는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는 주장을 제기해 왔다.
`5월 광장의 할머니들`은 "군정 7년간 500여 명의 어린이들이 납치돼 강제로 입양됐으며, 이 가운데 103명만이 친부모를 찾았다"면서 마르셀라와 펠리페도 실종된 아이 중 일부라고 말했다.
그러나 에르네스티나는 물론 마르셀라와 펠리페도 `5월 광장의 할머니들`의 강제입양 주장을 부인해 왔으며, 이에 따라 DNA 검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수 성향의 그루포 클라린은 중도좌파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정부와 수년째 갈등을 계속하고 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그루포 클라린이 군정과 타협해 이권을 챙기고 인권탄압 행위에 동조했다고 비난하고 있고, 그루포 클라린은 일간지 클라린 등 산하 매체를 동원해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남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를 쏟아내며 사사건건 충돌해왔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이른바 `더러운 전쟁`으로 일컬어지는 군정 기간 3만여 명의 민주인사들이 납칟고문·살해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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