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SNS에 대한 기업 인식전환 필요- 이재철 IN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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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어딜 가서 누구를 만나든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화두다. 마치 SNS를 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쳐지는 것으로 비춰질까봐 개인이건 기업이건 트위터나 페이스북 하나쯤은 일단 만들어 놓고 본다. 아침 출근길 풍경이나 사무실 도착해서의 일과, 점심 때 무얼 먹었는지, 퇴근 후 집에서 무얼 하는지 등의 개인 대소사를 SNS에 기록하는 것도 일상화됐다.

 얼마 전 어느 아나운서가 SNS에 적어놓은 글 때문에 큰 파문이 일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SNS가 잘 쓰면 보약과도 같지만 잘못 쓰면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SNS는 기업 PR에 있어서도 훌륭한 툴이 될 수 있다. SNS를 잘 활용하면 비싼 돈 들이지 않고도 기업의 인지도 상승은 물론 매출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은 여러 외국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델컴퓨터는 소비자 불만이나 문제점 등을 트위터를 통해 적극 개선해 나감으로써 6개월 동안 350만달러의 매출을 거두어 들인 것으로 유명하다. IT 기업 외에 코카콜라나 스타벅스 같은 소비재 기업들은 각각 2800만명과 2200만명에 달하는 팬들을 대상으로 SNS 활용 기업 PR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포천지 선정 100대 기업의 절반 이상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를 기업의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트위터는 65%, 페이스북은 54%가 사용하며 유튜브는 50%, 블로그는 33%였다. 그야말로 SNS가 기업들의 필수 커뮤니케이션 툴로 정착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기업들의 SNS 활용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다. SNS를 매우 성공적으로 잘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올레KT나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몇몇 대기업을 제외한 다수 기업들의 SNS 활용은 그리 만족스러운 상황은 아닌 것 같다.

 기업들이 SNS를 활용하는 데 있어 몇 가지 문제점은 이렇다. 첫째, SNS에 대한 활용도다. SNS가 홍보와 마케팅 도구로 오해하기 쉬운데, 이보다는 소통의 도구에 가깝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SNS에 매일 같이 제품 홍보성 내지는 광고성 글을 올려놓는 기업들은 외면받기 십상이다.

 SNS가 기존 홍보를 대체할 것이라는 오판이다. SNS가 큰 돈 들이지 않고 소정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기여할 수는 있지만 기존 홍보 툴을 대체할 수는 없다. 많은 기업들이 홍보 담당자들에게 SNS 운영을 떠맡기다시피 하는 건 바로 이 같은 오판 때문이다.

 SNS만 개설해 놓으면 고객의 수가 증가해 판매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도 착각이다. 소셜미디어가 온라인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포레스터리서치의 조사결과도 이를 증명하고 있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는 ‘SNS에 대한 4가지 오해’란 보고서로 SNS의 기능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정리했다. SNS를 통해 쉽게 고객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SNS에서는 양방향 소통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생각, SNS에서는 전달하려는 소통 내용을 모든 사람들이 잘 이해할 것이라는 생각, 기업 내 구성원들이 SNS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는 생각 등이 그것이다.

 향후 SNS가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다만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기업 PR에 있어 SNS는 보다 효과적이고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서포터라는 점이다. 하지만 고객 혹은 미디어들과의 소통 채널이지 직접적인 홍보채널로 보기엔 무리가 많아 보인다. 막연히 낙관론에 근거해 기업 SNS를 운영하면서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올바른 접근법은 아닐 것이다.

 이재철 아이앤알 대표 peter.lee@inrcom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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