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어맨 H 뉴 클래식` Since 1997 정중함의 한길을 간다

Photo Image

 2011 서울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이고 5월 시판에 들어간 쌍용자동차의 ‘체어맨 H 뉴 클래식’은 기존 체어맨 H의 외관과 실내 일부를 손본 모델이다. 1997년 처음 등장했던 체어맨에서 기본 바탕은 바뀐 것이 없지만 쌍용차는 이번 모델을 ‘3세대 체어맨’으로 구분하고 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체어맨의 플랫폼은 오래전의 벤츠 E클래스에서 가져온 것이다. 하지만 국내 고급차 시장의 기호에 맞게 차체를 대폭 키운 결과, S클래스급의 대형 세단으로 거듭났다. 외관까지 벤츠 분위기를 풍겼던 초대 체어맨은 기술 제휴사인 벤츠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엔진과 변속기까지 벤츠에서 사왔다는 점 때문에 가뿐히 고급차 시장을 파고들 수 있었다. 특히, 2003년 기존 체어맨의 실내외를 일부 개량하면서 한국시장에 최적화된 쌍용 독자모델의 분위기를 강화하고 나온 2세대 체어맨은 한때 현대 에쿠스의 판매량까지 앞지르면서 실수요층의 선호를 입증하기도 했다.

 ‘체어맨 H’라는 이름은 2008년에 체어맨 W가 상위급으로 등장하면서 새로 얻게 됐다. ‘하이 오너(high owner)’를 뜻한다는 꼬리표 ‘H’가 말해주듯이, 탄생 이후 쭉 뒷좌석 위주의 모델이었던 원조 체어맨은 오너 드라이버용 세단으로 거듭났다. 체어맨W의 경쟁모델이 에쿠스라면 체어맨H는 현대 제네시스, 기아 오피러스 등을 겨냥하며, 더 나아가 그랜저 급의 소비자까지도 노린다. 3세대 체어맨은 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다시 한번 실내외를 개량한 모델이다.

 승객 탑승부를 비롯한 기본 바탕은 역시 14년 전의 체어맨 그대로지만, 앞뒤 모습을 크게 바꾸고 측면 장식을 손질해 젊고 세련된 감각을 부여하고자 했다. 구형보다 폭이 좁고 들뜬 느낌을 주며 전체적인 조화도 부족해 보이지만, 실수요층은 언뜻 구형 벤츠 S클래스를 연상시키는 앞모습을 환영할지도 모르겠다.

 외관 못지않게 손질된 실내는 간단히 말해 체어맨W의 이미지로 바뀌었다. 내비게이션 화면이 위쪽에 놓이는 등 실용적인 부분에서의 개선이 돋보인다. 기존에 가졌던 일부 기능들이 삭제되면서 여러모로 간결해진 인상도 준다. 대신, 스마트키와 블루투스 핸즈프리, 스티어링휠 열선, 시트 통풍 기능 등 반가운 사양도 있다. 전장 5m를 넘기는 덩치를 바탕으로 한 넉넉한 공간은 여전히 뒷좌석에서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오너용 세단이라고는 하지만, 동반석 시트를 앞으로 밀어낼 수 있는 별도 버튼이 있는 등 기사를 두고 타는 차로도 손색이 없다.

 가벼운 조향장치와 부드럽게 출렁거리는 현가장치는 유럽차라는 뿌리보다도 목표 고객층의 기호에 충실한 결과다. 시승차는 500S 모델로, 200마력을 내는 2.8리터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과 ‘벤츠’ 5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힘이 넘치지는 않지만 부드럽고 정숙한 추진력이 고급차다운 거동을 가능케 해준다. 220마력 3.2리터 엔진을 탑재한 600S 모델도 있다.

 체어맨 H 뉴 클래식은 종전보다 값이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클래식한 스타일의 대형 세단으로서 자신만의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500S는 고급형/최고급형/브라운 에디션/VIP 트림으로 나뉘는데, 고급형은 기본 가격이 4000만원에 살짝 못 미친다.

 

민병권기자 bkmin@rpm9.com

Photo Image
Photo Image
Photo Image
Photo Image
Photo Image
Photo Image
Photo Image
Photo Image
Photo Image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