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MF때보다 2배 더 큰 위기 온다"

화물자동차를 몰아 생계를 유지하는 김종섭 씨(55ㆍ가명)는 지난주 말 신문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이자폭탄 현실화` 기사가 눈에 띈 것. 그는 2007년 전용면적 18평짜리(59㎡) 아파트를 대출 1억1000만원을 끼고 구입했다. 한 달 수입 250만원 중 60만원을 이자로 내고 있다. 대학생 아들 학비를 대고 나면 사실상 적자다. 원금 상환은 꿈도 못 꾸고 있다. 김씨는 "금리는 더 오른다고 하지, 운수경기는 불황이지 정말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씨처럼 가계부채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가구가 늘고 있다.

이런 한계 가구들이 더 이상 빚을 감당하지 못하게 되면 가계부채 뇌관 폭발은 시간문제다. 이런 가계부채 위험을 지수로 산출한 결과, 올해 위험도가 2003년 카드사태 당시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왔다. 매일경제가 현대경제연구원과 공동 개발한 가계부채위험지수(HRI) 시나리오 분석 결과에서다.

이 분석에 따르면 금리, 성장률, 집값 등 3대 거시변수가 정상적인 상황에서 올해 가계부채위험지수는 156.0에 달했다. 연말 기준금리 3.5%(현재는 3.25%), 성장률 4.3%(현대연 전망치), 집값 안정을 상정한 결과다. 이 지수는 2009년 153.9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높은 성장률(6.2%) 덕분에 140.5로 개선됐지만 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카드사태가 발생했던 2003년 위험지수(73.0)에 비해 2.14배 높아졌다.

특히 금리와 경기, 집값 등 3대 거시변수가 당초 예상보다 악화되면 가계부채 위험 수준이 급격히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거시변수가 일정한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연말 4.0%까지 오르면 가계부채위험지수가 156.0에서 156.6으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률이 3.5%로 낮아지는 경우에는 위험도가 159.5로 높아진다. 집값이 연간 3% 하락하면 위험도는 163.0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가계부채 위험은 이런 변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악화될 때 최고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4.0%, 성장률 3.5%, 집값 3% 하락 조건에서는 위험지수가 무려 166.5까지 급등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가계부채 문제는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는 휴화산 같은 존재"라며 "위험 관리에 총력전을 펴지 않으면 낭패를 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혁훈 기자 /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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