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엘피다메모리가 대기전력이 기존제품의 100분의 1에 불과한 저전력 D램 신제품을 개발했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의 배터리 사용 시간 연장은 물론 전반적인 성능 향상 효과도 기대된다.
닛케이산업신문은 15일 엘피다의 D램 신제품 소식을 자세히 보도했다. 새로 만든 D램은 대기 소비 전력이 기존 제품에 비해 100분의 1 수준이다. 또 데이터를 읽고 쓰는 속도는 30%가량 높였다. 올해 내에 시제품을 내놓고 내년에 양산할 방침이다.
대기 전력 소비를 줄인 비결은 ‘하이-K 메탈 게이트’라는 기술이다. D램 회로의 전류 제어 스위치 역할인 ‘게이트’는 전기를 차단하거나 저장하는 ‘절연막’과 전압을 가해서 전기를 흐르게 만드는 ‘전극’으로 이뤄진다.
기존 D램은 게이트 소재로 실리콘을 쓰지만 엘피다의 신제품은 절연막 소재로 전기 저장 능력이 좋은 하프늄으로, 전극 소재로 전기가 잘 흐르는 타이타늄계 특수금속으로 대체했다. 그 결과 전원을 끄면 전기 누수를 최소화해 대기 전력을 크게 줄인다. 전원을 켜면 기존 D램보다 1.7배 많은 전기를 발생해 빠른 속도로 대용량 데이터를 읽거나 기록한다.
신기술은 반도체 혁신의 핵심인 미세 공정에도 도움을 준다. 실리콘 절연막은 얇게 만들면 전기가 새기 쉽다는 한계를 갖지만 하프늄 절연막은 두께 영향을 덜 받는다. 따라서 게이트 크기를 줄일 수 있고, 이는 D램 전체의 미세 공정으로 이어진다. 엘피다는 이 기술을 우선 40나노 공정에 사용하고, 양산 단계에서는 20나노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하이-K 메탈 게이트 기술은 D램 이외에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이미 적용됐다.
연산 기능을 담당하는 CPU나 시스템 반도체는 스위치만으로 회로 구성이 가능해 신기술 도입이 수월하다. 인텔의 CPU나 삼성전자와 TSMC의 시스템반도체가 하이-K 메탈 게이트 기술을 쓴 대표적 반도체다.
반면 데이터를 저장하는 D램은 여러 종류의 회로가 필요하기 때문에 신기술 사용이 어렵다고 여겨졌다. 하이-K 메탈 게이트 기술을 양산 제품에 적용한 업체는 엘피다가 처음이며, 다른 D램 업체들은 학회 발표 수준에 머무른다고 닛케이산업신문은 보도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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