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연인 푸치와 함께 안드로메다를 탐사 중이던 파치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사고로 나누별에 불시착하게 된다. 나누별은 반으로 나누어져 두 나라가 갈등 중인 작은 별이다. 정신을 차려보니 푸치가 없다. 고장난 우주선을 빠져나와 푸치를 찾기 위한 모험을 떠나는 파치. 그가 접한 나누별의 자연은 너무나 아름답다. 하지만 동물들은 다쳐 있고, 연못은 포탄이 남긴 흔적이었다. 곳곳에 낡은 기차와 탱크 등 전쟁의 흔적이 널려 있다. 아름답지만 무서운 곳이다.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낸 파치는 푸치의 흔적을 더듬어 군인들이 통제하는 토루마을에 도착하게 되는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사회문제를 다룬 기능성게임이 이달 말 첫 선을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유일한 분단국의 현실을 간직한 비무장지대(DMZ)를 배경으로 한 ‘나누별 이야기’라는 웹게임이다.
경기도가 지난 1년여 기간동안 JC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개발해 온 이 작품은 국내 첫 산·학·민·관·언 협력작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게임 개발에는 경기도·전자신문·매일경제TV·삼성전자·청강문화산업대학·한국게임산업협회·차세대융합콘텐츠산업협회·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 등 8개 기관이 기능성게임 개발위원회를 구성해 참여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나누별 이야기’는 웹브라우저에서 가동되는 어드벤처 장르다. 당초 기획한 총 7개 스테이지 가운데 3개 스테이지를 오픈한다. 나머지 스테이지는 순차적으로 업데이트해 나갈 예정이다.
이 게임은 한반도의 역사와 상황을 나누별을 통해 비유적으로 전달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플레이어가 처음 접하는 자연환경은 바로 DMZ고, 토루마을은 곧 공동경비구역(JSA)이다. 이후에 전개되는 과정에 나타나는 배경들도 마찬가지다.
게임 진행은 플레이어가 자신의 상황과 주변을 관찰해 문제 해결방법을 찾아 풀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한 스테이지가 끝날 때마다 해당 스테이지와 연관 있는 실제 한반도의 역사를 학습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 비유적으로 표현한 게임내용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했다.
스테이지가 끝날 때마다 해당 상황에 대한 의견을 포털사이트에 게시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게시한 의견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플레이어가 사용 중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플레이어들이 전쟁의 역사를 환기해보는 간접적인 역사교육 효과를 얻게 된다. 특히 외국인 플레이어라면 한반도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함께 지구상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전쟁과 평화를 상징하는 생태지역 DMZ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게 된다.
경기도 등은 게임과 포털사이트를 영문버전로 만들어 글로벌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또 오는 10월 열리는 경기기능성게임 페스티벌에서 이 게임을 활용한 게임캠프를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특히 하반기에는 교육청과 연계해 교사용 교재를 만들어 배포하는 방안도 적극 모색할 방침이다.
게임 개발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오수잔나 게임스포체인지(G4C) 한국지부장은 “해외에서는 DMZ를 다룬 게임이라는 점에 굉장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기능성게임 콘퍼런스에서 이 게임을 소개하자 사람들이 기립박수를 보냈다”며 “나누별 이야기는 소셜 이슈 게임의 대표적인 사례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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