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칼럼] 제2의 `IT한류`를 향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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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류 열풍이 뜨겁다. 맨 앞에 한국의 대중예술인과 대중문화가 있다. 일본·중국·동남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시작한 지 10여년이 지난 후 이제 유럽을 강타한다. 아이돌 가수들이 K-Pop이라는 이름 아래 유럽의 젊은이들을 열광시켰다. 유럽의 젊은이들이 밤새 손으로 직접 그린 태극기를 들고 코리아를 연호하는 모습에서 한류의 힘을 실감케 한다. 그것도 문화강국으로 일컫는 프랑스의 파리 한복판에서 말이다.

 한류는 이제 ‘한국풍(韓國風)’을 뜻하는 조어를 넘어 ‘한국향(韓國香)’을 의미하는 문화로 자리 잡은 느낌이다. 단지 한국 느낌이 묻어나는 ‘어떤 것’이 아닌, 한국에서 비롯된 ‘복합적 흐름’으로 여겨진다는 뜻이다. 한국의 정서, 사고, 역사 등 다양한 요소들이 담겨 있다. 어디 대중연예인과 대중문화뿐인가. 음식, 영화, 스포츠, 의상 등 한류를 만드는 자원들은 다양하고 풍부하다.

 이와 달리 시간이 갈수록 식어가는 사뭇 굵은 한류가 있다. 지난 2000년 대 초반부터 세계 각국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IT한류’가 그것이다. 세계인들은 한국의 IT를 부러운 시선으로 주목했다. 공공 부문에서 기업과 개인 부문에 이르기까지, 튼실한 네트워크 위에 한껏 효율과 편리를 제공한 한국 IT는 세계인들에게 놀라움 그 자체였다. 각국의 다양한 리더들이 한국의 IT 정책과 운용, 그리고 이를 통해 사회제반을 변화시키는 현장을 보고 배우기 위해 끊임없이 한국을 노크했다.

 ‘IT한류’는 세계 곳곳에 ‘친한(親韓)·지한(知韓) 지도자’를 만들었다. 한국으로부터 IT기반의 발전 모델을 경험하고 학습한 개발도상국 젊은 리더들은 자국에 돌아가 다양한 모습으로 한국을 알리고 응원했다. 나아가 한국을 파트너로 한 국가 간 교류와 산업부문의 협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아낌없이 지원했다. 또 한국IT를 배우는 과정에서 체득한 한국의 이모저모를 긍정적 시선으로 폭넓게 홍보하는 코리아PR맨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수행했다.

 언젠가부터 한국IT의 위상이 흔들리더니, 급기야 ‘한국IT는 존재하는가’라는 체념이 들린다. IT한류는커녕 IT 각 부문에서 존재감을 잃어버린 채 리더십을 상실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사라져 가는 IT한류에 대한 심도 있는 반성과 새롭게 만들려는 의미 있는 노력들이 발견된다는 점이다. IT 각 부문의 인프라인 정보통신을 중심으로 이른바 IT를 축으로 하는 융합과 그린시대의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변화의 움직임이 거세다.

 우리가 딛고 있는 세상은 ‘IT 아닌 것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IT 영향 속에 있다. IT가 세계를 꾸리고 영위하는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융합과 그린 시대를 체감하는 시간 속에서 만들어 갈 ‘IT한류’는 국가는 물론이고 사회제반에 걸쳐 세계를 이끄는 상징이자 현실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제2의 IT한류를 기대한다.

 손연기 객원논설위원·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위원 ygson12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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