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석 달만에 기준금리 인상카드를 꺼내들고 정부도 물가 상승에 고강도 대응 방침을 밝히면서 물가관리가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일 기준금리를 3.0%에서 3.25%로 인상했다. 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같은날 기존 차관급 물가안정대책회의를 장관급으로 격상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갖고 향후 물가 정책방안을 논의했다.
이처럼 정부가 물가잡기 총력태세에 나선 것은 물가가 여전히 불안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저축은행 사태와 국내 경기 둔화, 미국 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 우려 등 국내외 불안요인이 산재해 있지만, 현재 한국 경제를 가장 위협하는 요인은 물가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해 4분기 이후 물가상승압력이 확대되면서 4%대의 높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비록 지난 3월 4.7%를 정점으로 4월 4.2%, 5월 4.1% 등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한은의 물가안정목표(3.0%±1%)를 위협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생산자물가지수 역시 상승폭이 6.2%로 3월의 7.3%와 4월의 6.8%보다 하락했지만, 올 들어 5개월째 6%를 웃돌고 있다.
국제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합의 실패 소식으로 배럴당 110달러대로 복귀해 앞으로 물가 상승 압력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다. 또 하반기 전기요금을 시작으로 공공서비스 요금이 줄줄이 인상될 전망이어서 선제 조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에따라 정부는 물가안정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주요 불안요인별로 시장 상황을 수시 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최근의 인플레 심리를 틈타서 담합이나 편법을 통해 가격을 인상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를 중심으로 철저히 점검해 엄중히 조치토록했다. 시장 경쟁 촉진과 독과점 시장 구조 개선을 통해 근본적으로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복안이다.
또 가장 현안으로 떠오른 공공요금의 경우 고유가로 인한 원가 부담 등으로 요금현실화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서민물가 부담을 고려해 인상수준을 최소화하고 분산시키도록 했다. 지자체가 결정하는 지하철, 시내버스 등 지방 공공요금의 경우에도 행안부를 중심으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안정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기획재정부 한 관계자는 “물가안정은 국민들이 경제정책을 피부로 느끼는 가장 시급한 현안과제이므로 서민물가가 안정될 때까지 전 부처가 긴장의 끈을 놓지않고 총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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