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메카’에서 ‘표절꾼’까지...천당-지옥 오가는 애플의 `WWDC 2011와 아이클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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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DC 열기 후끈…`혁신의 메카`” 연합뉴스는 7일 오전 이같은 제하의 기사에서 “애플 세계 개발자회의(WWDC)가 열린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는 마치 `IT 혁신의 메카`를 연상시키듯 전 세계 개발자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고 보도했다. 이어 많은 언론들이 일제히 스티브 잡스의 천재성을 극찬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전문가임을 자청하는 많은 블로거들도 지구 반대편의 잡스의 기조연설을 두 눈을 비벼가며 지켜봤다. iOS5, 아이클라우드, 아이튠즈 매치, 그리고 맥OSX 라이언에 이르기까지 화려한 쇼가 이어졌다.

그리고 8일 오후 연합뉴스는 또 다른 상반된 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아이클라우드(iCloud)` 서비스 발표 행사는 기존 신제품 소개 때와 달리 회사의 미래에 드리운 암운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고 CBS뉴스가 전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는 “아이클라우드가 `대박`을 터뜨릴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며 “이용자가 음악파일과 각종 정보를 개인 컴퓨터가 아닌 인터넷, 즉 애플의 서버로 넘겨주는 순간 타인에게 정보의 통제권을 넘겨주기 때문에 소비자들 상당수가 꺼려 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처럼 이번 WWDC 2011 행사에 출시된 애플의 신제품, 신기술들에 대한 평가가 종전과 다소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가 등장하는 애플 신제품 발표장은 매번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내 왔다. 혁신의 메카는 애플의 전담 수식어였고, 마니아들의 평가는 대체로 늘 호의적이였다. 그러나 이번 처럼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평가가 동시에 공존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 만큼 논란의 여지가 많다는 의미. 국내 언론 및 전문가들의 평가가 극단적으로 엇갈리고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8일 포천의 기사를 인용, “아이클라우드(iCloud)서비스가 불법 음원 다운로드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끈다”고 보도했다. 불법 음원파일도 아이클라우드에 저장해 놓고 언제든지 수시로 내려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국민일보 역시 8일자 기사에서 “아이클라우드 내 ‘아이튠스 매치’를 겨냥, 불법을 눈감아주는 서비스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아이튠스 매치는 개인이 가진 음악 파일을 일일이 업로드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같은 음원을 아이튠스 스토어에서 찾아 이용자의 아이클라우드 계정에 저장해주는 서비스인데, 아이튠스를 통해 내려받은 음원뿐 아니라 CD에서 추출하거나 다른 경로를 통해 갖게 된 음원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아일보는 9일 한술 더 떠 “해외에서도 구글과 아마존은 애플에 앞서 클라우드로 음악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저작권자와의 협상이 해결되지 않아 갈등을 빚고 있다”며 클라우드 서비스들의 총체적인 저작권 논란을 다뤘다. 애플이 비록 저작권을 해결을 위해 개별 음반사와 계약을 채결했다고 주장하지만, 논란의 여지는 상존해 있다는 의미다.

머니투데이는 7일 “애플이 아이클라우드를 차세대 킬러서비스로 내세우고 있지만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경우 기존 자사 기기 이용자를 묶어두기 위한 용도로 서비스를 내놨지만 기존 구글을 포함한 국내외 클라우드 업체들의 서비스와 차별성이 없는데다 이용가능한 기기역시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는 것. 기사에서는 심지어 “일각에서는 애플 제품을 두어개씩 쓰는 사람이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클라우드 서비스 뿐만 아니라 다른 서비스에 대한 평가도 그리 좋지 못하다. 조선일보는 9일자 기사에서 아예 ‘힘 빠진 혁신?… 표절꾼 비난받는 애플’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애플의 혁신이 사라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표절꾼이라는 비난까지 받고 있다는 내용을 내보냈다. 기사는 “경쟁 기업들을 `표절꾼(copycat)`으로 몰아세우던 애플이 되려 표절꾼 소리를 듣고 있다”며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 경쟁사들을 흉내 낸 것이 많다는 지적”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특히 “외신들은 가장 대표적인 표절 사례로 `막대식 알림`이 생김새가 구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알림 막대와 비슷하다고 지적한다”며 “미국의 MSNBC는 애플답게 잘 만들었지만 안드로이드의 알림을 보는 듯한 기시감(deja-vu)을 지울 수 없다”는 문장도 인용했다.

한국경제신문은 10일 “윈도폰7 개발을 총괄하는 조 벨피오레(Joe Belfiore) MS 부사장이 자신의 트위터에서 iOS5의 기능에 대해 ‘윈도폰의 멋진 아이디어들이 iOS에 많이 채용돼 우쭐해지는 기분이 든다’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록스크린의 카메라 버튼, 사진 자동 업로드, 향상된 알림 기능 등이 윈도폰7의 기능을 따라했다는 듯한 뉘앙스다. 간접적으로 이를 베껴 간 것이 아닌가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일부 IT 마니아들은 “iOS5의 트위터 통함 알림이 MS의 특허 ‘Social network notifications for external updates’를 침해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미국 특허청 자료를 돌려보기도 했다. 일부 해외 커뮤니티에서는 iOS5에 적용된 와이파이 싱크 기능의 경우 동일한 기능을 가진 iOS 용 WiFi 싱크 앱을 1년 전인 2010년 5월에 개발했다가 앱스토어 등록을 거절당한 한 개발자의 사연이 다시 거론됐다. 그는 "애플이 내가 많은 아이콘과 비슷한 디자인으로 와이파이 싱크 기능을 발표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 한국 네티즌은 "iOS5를 통해 애플이 제대로 `나는 카피캣!`이라고 커밍아웃 한 것 아니냐"고도 했다.

그러나 이들 매체를 비롯해 많은 전문가들이 애플의 신제품에 대해 압도적인 환호를 보낸 것은 사실이다. “뜨는 `애플 i클라우드` 지는 `PC`”라는 표현도 나왔고, “전자·통신업계 ‘애플 따라하기’”라며 애플의 기술선도적 지위를 인정하는 평가도 있었다. “국내 업체, 애플 `클라우드`에 떨고 있니?”라는 기사를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가 국내외 산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 다각도로 평가한 글도 많았다. 애플의 개별 서비스에 대한 환호도 여전했다. “`애플판 카카오톡` 아이메시지도 태풍 예고”라는 기사에서는 무료 SMS 서비스로 기존 사업자들이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고, “아이튠스 매치, 불법 음원 갱생시킨다”라는 기사에서는 불법 콘텐츠까지도 저작권의 테두리 안에 넣은 애플의 전략을 높게 평가해야 한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이어졌다.

한 행사를 바라보는 극단적인 두 가지 시선들이 공존하면서 일반 소비자들은 매우 혼란스럽다. 애플 전략이 향후 어떻게 소비자들에게 호소력있게 다가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자신문미디어 테크트렌드팀 trend@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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