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유해물질인 베릴륨(Be)을 제거한 국소의치(틀니 지지체)용 합금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상용화됐다.
재료연구소(소장 조경목) 구조재료연구본부 나영상 박사팀은 국제암연구센터(IARC)가 발암물질로 구분한 베릴륨을 전혀 포함하지 않은 생체친화형 국소의치용 합금(Ni-Cr계)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나 박사팀은 태정메디스(대표 김병준)와 공동 연구를 통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인증을 받고 상용화까지 이뤘다.
기존 국소의치용 합금은 국소의치의 특성상 얇고 강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합금의 주조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인 베릴륨을 약 2wt.%(weight percent. 퍼센트농도로 용액 100g 속에 녹아 있는 용질의 그램(g)수로서 %로 나타낸다) 내외로 사용해 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008년 7월 ‘의료기기 기준 규격 일부 개정 고시’를 통해 베릴륨 최대 허용 함유량을 기존 2%에서 0.02%로 조정하고, 베릴륨을 포함한 치과용 합금의 제조, 수입금지 명령을 내린바 있다.
이에따라 그동안 Co-Cr(코발트-크롬)계 등 또 다른 합금이 국소의치용으로 생산됐으나 새로운 설비 투자에 따른 막대한 비용 등으로 국내 기공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돼 왔다.
나 박사팀은 유해 물질인 베릴륨을 전혀 함유하지 않고 실리콘(Si), 보론(B), 니오븀(Nb) 등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우수한 주조성과 강도를 갖는 인체 친화형 국소의치용 합금(Ni-Cr계)을 개발했다.
이 합금은 용융점이 기존 합금(1200℃)과 비슷하고, Co-Cr계 합금(1300℃)보다 우수하다. 강도도 기존 합금과 동일하다. 또 기존 국소의치용 합금 제작 장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추가 설비 투자도 필요 없다.
나영상 박사는 “국소의치 관련 국내 시장규모는 2011년 기준 연간 약 60억원, 세계시장은 약 13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이번 기술 개발 및 상용화 성공으로 수입 대체 효과 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 선점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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