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WIS와 위대한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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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확실한 미래와 씨름하며 차별화된 기술을 개발하고 발로 뛰며 비즈니스 현장을 누비는 IT 기업인들. 그들을 만나러 지난달 월드IT쇼(WIS)를 찾았다. 1층 전시장에서는 한 사람의 고객이라도 더 유치하고 제품을 설명하려는 창업 CEO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그들을 보며, 지난 90년대 후반 IMF를 떠올렸다. 대기업의 배지를 달고 광화문과 강남 일대를 주름잡던 젊은이들이 IMF의 격풍에 휩싸여 실직하게 될 때 우리는 절망의 문턱에 있었다. 그러나 이들 중 좌절하지 않고 벤처와 창업에 대한 의지와 도전을 멈추지 않은 이들이 10여년이 흐른 지금, 우리나라 IT 벤처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웠다. 당당한 벤처기업의 CEO로서 우리 경제의 동력이 됐다.

 물론 모든 이들이 창업을 통해 성공의 길에 이르지는 못한다. 어쩌면 그 확률은 너무 낮아 수치상으로는 창업하면 안된다는 결론을 내릴 지도 모른다. 하지만 도전하지 않는 자에게 변화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듯 2011년 오늘 우리의 젊은이들은 IT 벤처의 현장에서 여전히 땀을 흘리고 있었다.

 뿌듯해진 마음도 잠시, 3층 전시장을 찾은 나는 기쁠 수만은 없는 현실을 발견했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이 된 우리의 대기업들은 그 위용을 떨치고 있었다. 이들 기업의 전시 수준은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이들 대기업의 화려한 전시장치와 눈을 떼기 어려운 전시 도우미들을 보며 이 또한 현재 우리 경제계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지 않은가라는 질문을 해 보게 되었다.

 아무쪼록 훌륭한 전시회였던 만큼 다음 번에는 대기업의 화려한 쇼에서도 기죽지 않는 중소기업의 전시회가 되도록 정부와 전시회 주관 기관들이 노력하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유럽의 전시회처럼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콘퍼런스 세션, 성공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을 참관인들이 뽑고 투표에 참가한 이들에게 경품을 주는 코너, 다양한 테마로 수상자를 선정해 소규모 부스 참가기업에게도 격려가 될 수 있도록 시상제도를 운영하는 등의 노력이 벤치마킹된다면 중소기업의 기를 조금이나마 북돋아 주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이들 중소기업에게는 이러한 전시회가 항상 서바이벌의 오디션이며 보이지 않는 미래를 개척하는 탈출구인 ‘위대한 탄생’이기 때문이다.

 정경일 중소기업진흥공단 서울남부지부 과장 cki@sb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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