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 자넬리아팜 연구캠퍼스 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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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넬리아 팜 연구 캠퍼스(JFRC:Janellia Farm Research Campus) 같은 기초과학연구원을 만들 계획입니다.”

 정부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내에 구축할 기초과학연구원을 연구자들의 천국으로 불리는 미국 JFRC처럼 만들겠다고 표명했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최근 “미국 JFRC를 직접 둘러본 뒤 많은 감동을 받았다”며 “기초과학연구원도 JFRC처럼 혁신적이고 자율적인 연구소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JFRC는 어떤 곳=지난 2006년 설립된 JFRC는 과학자들 사이에 창의적인 연구의 천국으로 통한다. 350여명의 연구자가 근무하는 이곳에서는 주로 바이오의학 등 장기적이고 실험적인 연구가 주류를 이룬다. 연간 9000만달러의 예산으로 운용되며 대부분의 자금은 이곳에서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아이디어를 사들이는 데 소진된다.

 미국 워싱턴 북서쪽 애슈번에 위치한 JFRC는 공원보다 더 아름다운 전경을 자랑한다. 연구소 내부에는 연구원 숙소는 물론이고 영화관을 비롯한 모든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독특한 연구지원 제도=JFRC가 타 연구소와 다른 점은 독특한 연구환경과 연구비 지원제도다. 이곳에서 일단 계약이 성사된 과학자는 연구와 생활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지원받는다. 프로젝트별로 다르지만 연구자 한 사람당 5년간 평균 5억~20억원이 지원된다. 계약기간 5년 동안 서류 등을 통한 공식적인 연차 평가도 없다.

 JFRC에서 모든 것은 연구자 위주로 돌아간다. 연구 방식은 물론이고 물품 구매까지 모든 사항을 연구자 스스로 결정한다. 연구자들은 대략 7명 규모로 팀을 구성해 연구 활동을 진행한다. 연구자 선발 방식도 독특하다. 과거 논문 수가 얼마나 많았는지는 고려대상이 아니다. 무엇보다 앞으로 5년 뒤의 창의성과 영향력을 세심하게 살핀다.

 제럴드 루빈 소장은 “책상에 수십억원의 지원금을 올려놓고 과학자들의 창의적인 연구 아이디어와 돈을 그 자리에서 교환한다”며 “JFRC는 대학이나 기업 연구소가 수행하기 어려운 고위험, 고수익, 장기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기초과학연구원 어떻게 달라질까=우리나라 기초과학연구원에 JFRC의 연구 환경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정부가 마련한 기초과학연구원 설립 계획을 보면 파격적인 내용이 적지 않다.

 우선, 연구 주제보다는 우수 과학자를 연구단장으로 선정하는 ‘사람 중심’ 지원체계가 대표적이다. 정부는 연구단장이 직접 인력 구성, 연구비 배분 등을 자유롭게 결정하고 3년 단위 연구비 지원 등으로 모험형 주제에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JFRC가 5년 단위로 성과를 평가하는 것과 비교하면 기간은 짧지만 자유로운 연구 환경 조성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세계 과학자를 대상으로 인재를 끌어들여 글로벌 연구거점을 지향한다는 점도 JFRC와 유사하다.

 결국, 독립적·안정적 환경을 통해 연구 수행에 얼마나 자율성을 부여하는지가 관건이다. 소요자금 조달도 풀어야 할 과제다. 기초과학연구원은 상근인력 3000명에 연간 6500억원(2017년 기준)이 지원되는데 JFRC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주호 장관은 “기존 연구 환경으로는 기초과학 분야에서 획기적 도약을 이끌어낼 수 없다”며 “도전적이고 모험적인 연구를 장려하고 연구자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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