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컴퓨팅 국내에선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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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티브X와 공인인증서 등 비표준적 웹 환경에 둘러싸인 ‘갈라파고스’ 한국을 뒤흔든 것은 외부에서 불어닥친 스마트폰 열풍이었다.

 애플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폰은 지금껏 익숙했던 방식이 아닌 새로운 경험이 가능함을 보여줬다. 스마트폰 바람이 태블릿PC로 이어져 N스크린 환경의 등장을 예고하면서 자연스럽게 클라우드컴퓨팅에 관심도 커졌다. 여러 단말 사이의 통일된 사용환경 구축엔 클라우드컴퓨팅이 최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액티브X와 공인인증서 등이 여전히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는 국내에서 다양한 운용체계 및 브라우저를 지닌 다양한 단말로 클라우드 방식 IT를 이용하는 것이 쉬운 일일까.

 클라우드 방식의 컴퓨팅 환경을 전면에 내세운 ‘크롬북’ 개발을 진두지휘하는 선다 피차이 구글 부사장과 국내에서 오픈웹 운동을 벌여온 김기창 고려대 교수를 만나봤다.

 피차이 부사장은 “오늘날 컴퓨터 사용자는 브라우저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낸다”며 “웹의 추세가 ‘문서’ 중심에서 ‘웹 애플리케이션’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우저 자체가 운용체계(OS)인 크롬북을 내놓은 이유다. 크롬북은 하드디스크를 없애고 모든 데이터를 클라우드 공간에 저장하며,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 웹 앱으로 오피스 등 모든 작업을 수행하는 클라우드컴퓨터다. 데이터를 잃어버릴 염려도 없고 보안도 우수하다.

 그는 “크롬북으로 웹에서 사용자가 보다 빠르고, 편리하고 안전하게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이 브라우저에서도 같은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는 기대도 표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주요 파트너로 참여한 크롬북을 정작 한국에서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결제와 정보보호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공인인증서가 다른 브라우저를 제대로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기창 교수는 “특정 브라우저에 종속된 비표준적 웹 환경과 실제 안전을 담보하지 못 하는 공인인증 제도로 다양한 웹 생태계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결국 클라우드컴퓨팅 및 N스크린 환경에서 사용자의 외면을 받아 국내 산업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다. 김 교수는 “다양한 기기를 사용하는 모바일 환경에서 사용자들의 선택을 받으려면 표준 웹 기반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차이 부사장 역시 “한국 시장의 장애물은 고립된 웹 표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공인인증서 등의 문제를 개방된 방법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만큼 기대를 하고 있다”며 “한국 시장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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