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중심으로 연예인들을 향한 미확인 루머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화제에 오른 연예인의 이름을 딴 사이트를 잇따라 개설해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음모론에 불을 지핀다. 타깃이 된 연예인의 해명조차도 또 다른 먹잇감이 되기 일쑤다.
◇이슈에 편승..미확인 정보 게재 = 최근 시작된 연예인닷컴 열풍의 시작은 이지아였다.
지난 4월 21일 개설된 이지아닷컴은 삽시간에 인터넷상 화제의 검색어로 떠올랐다.
지난달 31일 빅뱅 멤버 대성의 교통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에는 그의 이름을 딴 강대성닷컴이 등장했다. 이 사이트는 사고와 관련한 기사와 그와 관련한 의혹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누리꾼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앞서 MBC `나는 가수다`에 합류한 옥주현이 특혜 의혹에 휩싸이자 발빠르게 옥주현닷컴이 등장했다.
제작진의 편집 조작 의혹을 정리한 이 사이트는 마녀사냥용이라는 지적이 불거지자 운영자가 지난달 30일 긴급공지사항을 올리고 "특정인물을 비방하거나 폄하하기 위해 개설된 사이트가 아니다"며 채팅방과 게시판을 폐쇄하기도 했다.
이런 사이트들은 이슈에 편승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유통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대구사이버대 심영섭 심리학과 교수는 3일 "대중의 관음증에 마녀사냥이 겹친 것"이라며 "이제껏 이런 정보는 연예부 기자들의 권력이었는데 인터넷의 발달로 대중에게 이양되면서 가이드라인이 없어졌다. 정보를 가졌다는 권력과 관음증 때문에 정보 공유에 대한 객관성과 윤리성이 사라지는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예인의 불행을 돈벌이에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이지아닷컴은 개설 후 배너광고를 올렸다 사기 논란에 휩싸이자 광고를 중단했고 다른 사이트들도 링크된 파일공유 사이트로부터 광고비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급기야 가수 김진표는 지난 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아무개닷컴이 자꾸 생기는 것에 불쾌감과 불안감이 들어 어제 김진표닷컴 도메인을 사버렸다"고 밝혔다.
◇인터넷 문화 폐해 보여줘 = `닷컴` 사이트는 인터넷 문화의 폐해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유명인사와 관련한 미확인 루머는 `닷컴` 사이트를 비롯해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와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를 통해 급속히 확산되는 경우가 많다.
언론의 선정적인 기사도 이 과정에 일조한다.
대성이 사고가 발생한 직후 SNS에는 대성의 사고와 관련한 루머들이 기승을 부렸다. 경찰 조사 결과 모두 사실무근으로 드러났지만 여전히 관련 기사에는 악성 댓글이 끊이지 않았다.
옥주현의 경우 특혜 의혹이 무차별적으로 퍼지자 제작진이 직접 나서 해명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제작진의 해명마저도 특혜라며 비난하는 이들이 있다.
지난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타블로의 학력 의혹 사건 뒤에는 인터넷 카페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타진요)가 있었다.
`타진요` 회원들이 제기한 의혹은 검증 과정 없이 무차별적으로 인터넷에 확산됐고 타블로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까지 불러왔다.
한 지상파 방송사 예능 PD는 "연예인에 대한 공격이 도를 넘어선 것 같다. 당사자들이 많이 힘들어하는 게 보인다"며 "유명인이란 이유로 타깃이 되고 근거없는 말들이 퍼진다. 당하는 입장에서는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문화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대중의 인식 전환과 언론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동덕여대 방송연예과 이민주 교수는 "무기명으로 남 얘기하는 것을 단순히 표현의 자유로 치부할 게 아니라 심각하게 명예훼손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며 "인터넷에서 정보 공유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심영섭 교수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타진요`의 경우처럼 양심 있는 언론이 문제를 기사화하고 방송에서 검증하는 방식이 부작용을 막는 데 효과적일 것이다. 피해자에게 발언 기회를 주는 장을 만들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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