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발 연봉제 도입 시도…은행권으로 확산되나

 SC제일은행의 연봉제 도입 시도를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은행권은 SC제일은행의 결정이 장기적으로는 다른 은행의 연봉제 도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한다.

 30일 SC제일은행 노동조합은 사측의 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는 ‘경고성 하루 파업’을 벌였다.

 노조에 따르면 2500여명이 파업에 동참, 충주호리조트에 모여 집회를 열고 사측의 태도를 비판했다.

 김재율 노조위원장은 “노조는 사측과 노조가 공동 참여하는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연봉제 도입 등 주요 쟁점을 논의하자고 제안했지만 사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수십년된 임금체계를 단번에 바꾸려는 건 결국 직원 퇴출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주장했다.

 SC제일은행 측은 “연봉제 도입을 임금 삭감, 구조조정과 연관 짓는 건 무리”라며 “연봉제 도입 3년간 유예, 팀별 성과제 유지 등 대폭 수정된 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묵묵부답”이라고 반박했다.

 은행권은 이번 파업이 미칠 영향을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다. 다른 업종과 달리 은행권은 근무연차에 따른 임금체계(호봉제)가 확실하게 자리 잡은 탓이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을 올리고 수익을 강화하려는 임원진의 입장으로 볼 때 연봉제 도입도 하나의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성과주의 임금체제 개편이 시중은행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시중은행에서 연봉제를 도입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SC제일은행이 먼저 도입할 경우, 다른 은행들도 이를 고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금융감독원은 파업에 대비해 비상대책반을 꾸렸다. 금감원은 SC제일은행 본점과 전산센터에 검사역을 보내 업무 차질이 없는지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파업은 오랜만에 일어났기 때문에 금융시장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며 “사고 방지와 고객 불편 처리 여부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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