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춘 조장 논란 휘말린 `슈가슈가 데이팅앱`
애플이 사실상 매춘을 조장하는 애플리케이션의 앱스토어 등록을 승인해줘 논란이 일고 있다.
온라인 데이팅(교제) 사이트인 ‘슈가슈가닷컴(http://www.sugarsugar.com)’은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오는 6월 1일부터 자사 사이트와 애플의 앱스토어를 통해 위치정보 기반의 데이팅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인 ‘슈가 슈가 데이팅앱(SugarSugar Dating App)’을 내놓는다고 밝혔다. 이 앱은 앞으로 애플의 스마트 기기는 물론 안드로이드, 블랙베리 등에서도 사용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 앱은 아이폰 등 스마트 정보 단말기의 GPS 위치정보를 활용해 가장 가까운 곳의 이성 또는 연애 상대를 찾아주고 사진, 메시지 등을 전송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앱을 개발한 ‘슈가슈가닷컴’은 연애를 원하는 ‘슈가 대디(연애 상대를 필요로 하는 돈 많은 남자)’와 ‘슈가 베이비(재정적으로 자유로워지고 싶은 여성)’의 데이트를 노골적으로 부추기고 있다. ‘슈가 베이비’ 들에게는 더 이상 돈 문제로 골치를 앓지 말라는 충고도 한다. 사이트에 걸려 있는 ‘Where Romance Meets Finance`라는 슬로건이 사이트의 성격을 함축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
이 앱을 내놓은 슈가슈가닷컴의 폴 메디슨 CEO는 “술집이나 커피숍에서 근처에 있는 슈가 대디나 슈가 베이비를 찾는데, 이 앱이 아주 편리하고 솔직한 방법”이라며 “사랑과 욕망이 바로 당신 근처에 있다”고 말한다. GPS 기술을 이런 데 활용할 생각을 했다니 참 대단하다. 역시 사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닌 모양이다.
하지만 IT전문가들은 애플이 이 앱을 승인해준 것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애플은 포르노그래피와 범죄를 조장하는 애플리케이션의 승인에 대해 청교도적인 엄격함을 고수해 왔다. 물론 최근에는 이런 엄격함이 다소 느슨해진 것 같기는 하다. 최근 ‘플레이보이’ 앱을 승인한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럼에도 현재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앱스토어 가이드라인을 보면 애플이 여전히 기존의 기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애플의 가이드라인을 보면 애플은 다음의 경우 앱의 승인을 거부할 수 있다.
“극심한 반대가 예상되거나 조잡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앱은 승인이 거부된다(가이드 라인 규정 16.1)”
“웹스터 사전이 명백히 정의한 포르노그래픽 소재를 포함하는 앱은 승인이 거부된다(규정 18.1)”
“빈번한 포르노그래픽 소재를 노출하고 있는 사용자 기반의 콘텐츠(UGC)(가령 ‘챗룰렛’ 류의 앱)를 포함하는 앱은 승인이 거부된다(규정 18.2)
“앱은 서비스되는 지역의 법률적인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해당 지역의 법규를 이해하고 준수하는 것은 개발자의 의무다(규정 22.1)”
“범죄나 잔혹한 행위를 조장하고 유인하는 앱은 승인이 거부된다(규정 22.2)”
이 같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슈가슈가닷컴의 앱은 당연히 거부되어야 마땅했다. 물론 자신의 주변에서 인생의 반려자나 연애 상대방을 쉽게 찾는데 도움을 준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앱은 매춘을 조장할 소지가 아주 높다. 백보 양보해 매춘까지는 아니더라도 ‘원 나잇 스탠드’를 꿈꾸는 이들의 욕망을 건드릴 가능성은 농후하다. 이 때문에 IT전문가들은 애플이 가이드라인을 어떻게 해석해 이 앱을 승인해 줬는지 쉽게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이제 애플도 경계선을 왔다 갔다 하기로 한 모양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