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을 속이거나 원하는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인터넷에 의도적으로 올리는 거짓되거나 논란이 될 만한 내용, 혹은 그런 주제.
인터넷 이용이 활성화되고 인터넷 공론의 가능성이 점화하면서 게시판 등에 일부러 논란이 될 만한 내용의 글을 올려 사람들의 관심과 댓글, 논쟁을 유도하는 행위도 함께 나타나기 시작했다. 네티즌들은 이같은 행위를 미끼를 이용해 물고기를 잡는 행위에 비유해 ‘낚시’라고 표현했고, 이에 맞춰 네티즌들을 속이거나 흥분시키는 소재를 물고기를 유인하는데 쓰는 ‘떡밥’으로 일컫기 시작했다.
떡밥이 자극적일수록 더 많은 네티즌들이 모여 댓글과 블로그 게시물 등을 통해 치고받으며 키보드 배틀을 벌이게 된다. 떡밥이 강렬해 많은 네티즌이 낚이면 ‘만선’이라는 표현을 쓴다. 반면 철지난 화두를 던졌다간 ‘쉰 떡밥’이라며 외면당한다.
되도록이면 떡밥은 물지 않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 하지만 정말 관심 있는 주제라면 한번쯤 덥석 무는 것도 인터넷 공론의 활성화를 위해 나쁘지 않다.
이 표현은 거의 2000년대 초 인터넷의 일상화와 함께 발생했지만 아직도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인터넷 이디엄의 삼엽충이라 할 수 있다.
‘떡밥’은 사람들의 관심이 가장 중요한 자원인 인터넷 경제 시대를 가장 정확히 갈파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와 물자가 넘쳐나고 사람들의 관심이 TV와 PC, 스마트폰 등 다양한 창구와 콘텐츠로 흩어지는 현대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은 관심과 주목일 수밖에 없다. 낚시 놀이를 즐긴 네티즌들은 본능적으로 이런 인터넷 세계의 생존 본능을 체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처음엔 게시판 등에서 네티즌들이 주로 떡밥을 던졌지만, 최근엔 트래픽 경쟁에 내몰린 온라인 미디어들이 앞장 서 떡밥 투척에 나서기도 한다. 온라인 기사 제목이 ‘누가 ~한 이유는?’ ‘미녀 배우 3위는 ~, 2위는 ~, 1위는?’ 이런 식이면 떡밥이니 물지 말도록 하자.
* 생활 속 한 마디
A:아이유와 찰스 황태자가 비밀 결혼 후 안드로메다로 도피한다는 기사가 떴어!
B:이 떡밥은 내 거야, 내가 다 먹을 거야, 우걱우걱.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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