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이 왜 부동산사업을 하느냐고 비난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벤처 집적시설이 창출할 부가가치를 확신했습니다.”
오는 7월 소프트웨어(SW)벤처타워 완공을 앞둔 김명화 한국소프트웨어개발업협동조합 이사장의 말이다.
조합이 위치한 대구 산격동에 세워질 벤처타워는 조합 단독으로 연면적 1만4581㎡(4411평)으로 지하2층 지상15층 규모로 건립된다. 김 이사장이 2008년 조합 설립과 함께 구상을 밝혔고, 이에 40여 회원사가 동참해 추진됐다.
김 이사장은 왜 타워가 필요 하느냐는 질문에 “너무나 당연한 것을 안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SW기업 90% 이상이 사무실을 임대해 살고 있습니다. 20년 이상된 기업도 아직까지 임대료를 꼬박꼬박 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사장들이 기술자 출신이다보니 굳이 자기 사무실과 건물 욕심을 안 낸 것입니다. 기업으로 봐서는 큰 손실입니다.”
물론 회원사 임대료 부담만을 덜어주겠다는 차원은 아니다. 업계 공동의 힘을 낼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보겠다는 취지도 담았다. 김 이사장은 “중소 SW업체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때론 뭉쳐서 대기업에 맞서서 사업을 펼칠게 될 것”이라며 “집적화를 통해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워 건립 과정에서는 김 이사장의 강력한 추진력이 빛을 냈다. 타워는 벤처집적시설이었고 이 때문에 아파트형 공장에만 지원되던 혜택을 받을 수 없었던 것. 김 이사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행정안전부·법제처 그리고 지역인 대구시청 등을 수도 없이 방문해 설득했고 이를 통해 취·등록세 면제뿐만 아니라 건립비 융자 지원 등의 혜택을 받아 냈다. 김 이사장은 “‘그게 되겠느냐’는 반대도 많았지만 1년 만에 해냈다. 공동의 힘을 믿게 됐다”고 함께 참여해준 회원사들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에게 우리나라가 SW 강국이 되기 위한 해법을 묻자 ‘인재양성’과 함께 SW 발주의 ‘적정한 대가’를 꼽았다. “최근 금융사 해킹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사람’으로 귀결된다”면서 “SW업체에 인재가 많이 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대가를 지불하는 문화가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김 이사장은 고등학교 컴퓨터 교사로 재직하면서 대학원 석사과정을 밟을 당시 만든 고객관리프로그램을 상용화하다가 창업했다. 개발한 프로그램이 괜찮아 막연한 기대에 기업들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려놓은 것이 창업으로 이어진 것. 요즘 유행하는 전형적인 1인 창조기업이었던 것. 그는 현재 회사를 크게 키워 일본에 지사를 갖고 있으며 곧 중화권과 중동시장 개척을 위해 중국과 두바이(UAE) 사무실 오픈을 추진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중소 SW업체로 전 세계 주요 도시에 사무실을 두고 1주일에 한 번씩 옮겨 다니는 것이 저의 꿈이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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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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