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빨랐던 한화의 중국 솔라펀파워홀딩스 인수를 시작으로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 인수합병(M&A)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8일 태양광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태양광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M&A 작업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유럽 3위 에너지업체인 프랑스의 토탈이 미국 2위의 태양광업체인 선파워를 인수하면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선파워는 태양광 잉곳·웨이퍼 생산업체인 웅진에너지의 2대주주이기도 하다.
로이터통신은 이와 관련한 보도에서 “토탈의 선파워 인수가 또 다른 글로벌 태양광 시장 M&A에 대한 열망에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수년간 태양광 부문 대규모 합병을 기다려왔으며, 지금까지는 산업이 초기인데다 화석연료 대비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의 보조금에 의존해왔기 때문에 조용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적인 회계법인 PWC도 최근 태양광을 비롯해 바이오연료·풍력·수력발전 관련 M&A가 2009년 319건에서 지난해 530건으로 1년 만에 60%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신재생에너지 자산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면서 M&A 사례가 크게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로난 오레건 PWC 신재생에너지 부문장은 “2008년과 2009년 사이에는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 자산가치를 판단하는데 현저한 견해차이가 있었지만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면서 그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며 “태양광과 풍력 분야가 M&A 거래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기대를 반영하듯 토탈의 선파워 인수가 발표된 후 피닉스솔라·큐셀·솔라월드·SMA·REC 등 유럽의 주요 태양광 업체들의 주가가 4.6~8.2%P 올랐다. 미국 증시에서도 MEMC·JA솔라·한화솔라원·LDK솔라·캐내디안솔라·GT솔라 등의 주가가 3~6.5%P 높아졌다.
토탈 인수에 앞서 지난달에는 세계 4위의 스위스 태양광 장비업체 마이어버거가 독일 로스앤라우의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마이어버거는 매출 규모에서 센트로섬을 제치고, 미국의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에 이어 2위의 태양광장비 생산업체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사실 대형 태양광업체 M&A의 스타트를 끊은 곳은 국내 기업인 한화다. 한화는 지난해 8월 세계 4위의 중국 태양광 업체인 솔라펀파워홀딩스의 지분 49.9%를 4300억원에 인수했다. 한화는 솔라펀 인수 후 태양광발전사업을 담당할 한화솔라에너지를 설립하고 폴리실리콘 사업에 진출하는 등 수직계열화를 통한 글로벌 메이저 태양광업체로의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박창형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상근부회장은 “국내에도 자금력이 충분한 대기업들이 태양광시장에 많이 진출한 만큼 초기 경쟁력 제고를 위한 M&A 수요를 충분히 갖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기업들의 추가적인 국내외 태양광업체 M&A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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