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인공광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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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는 지금 지구온난화와 화석연료의 고갈이라는 문제점에 봉착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온난화의 원인인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무제한으로 존재하는 태양 에너지를 이용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이 가운데 식물의 광합성 작용을 모방해 필요한 에너지와 물질을 생산하는 ‘인공광합성’이란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천연가스, 석유, 석탄 등의 화석연료는 땅 속에 묻혀 고온·고압에 의해 서서히 분해돼 탄소나 탄화수소의 형태로 변화된 것이다. 화석연료를 연소하면 이산화탄소와 물이 만들어지며 화석연료를 이루는 분자 내의 결합에너지가 생성된다. 이 결합에너지가 내연기관 등에서 열에너지로 변화되며 우리는 이 열에너지를 이용한다.

 반대로 이산화탄소와 물을 혼합해 에너지를 외부에서 가하면 화석연료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다. 바로 식물의 광합성 작용을 모방해 보는 것이다.

 식물은 태양의 가시광선 중 가장 파장이 긴 적색광을 엽록소가 흡수한 다음 흡수한 에너지로 물을 분해한다. 물의 분해에서 고에너지의 수소와 부산물로 산소가 생성되며 수소는 이산화탄소를 통해 포도당을 합성한다.

 이 같은 인공광합성을 이용한 태양 에너지 활용법은 태양전지보다 장점이 많다. 태양전지는 저장이 어렵고 전지에 전기를 저장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자동차 산업은 물론 선박과 항공기에서 널리 활용되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인공광합성을 통해 생산한 메탄올은 기존 자동차 연료 주입 장치를 약간만 수정하면 당장 자동차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햇빛에너지 100을 통해 만드는 액체연료 에너지가 3%대의 효율만 실현하면 경제성도 있다. 인공광합성에 필요한 이산화탄소와 물도 풍부하다.

 때문에 인공광합성 관련 연구는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독일 율리히연구센터는 태양광과 테트라루테늄 착화물이라는 촉매를 이용해 물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과학자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공광합성 기술은 아직 실험실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광합성이 30억년 이상의 기나긴 세월 동안 자연이 이뤄낸 업적이라는 관점에서 1세기 안에 인공광합성을 실현시키려 했던 것은 욕심이라는 지적도 있다. 국내에서는 서강대가 지난 2009년 말 10년간 500억원의 정부 지원을 받아 국내 최초로 인공광합성연구센터를 열었지만 지금까지 이렇다 할 성과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KAIST 신소재공학과 박찬범 교수와 류정기 박사팀이 태양전지 기술을 이용해 자연계의 광합성을 모방한 인공광합성 시스템을 개발해 주목 받고 있다.

 박 교수팀은 자연광합성 현상을 모방해 빛에너지로부터 천연 아미노산, 신약 원료물질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 정밀화학 물질 생산이 가능한 신개념 ‘생체촉매기반 인공광합성 기술’을 개발했다.

 물을 머금은 식물 안의 엽록소는 태양광을 받으면 전자를 방출하고(광반응), 밤에는 낮에 생성했던 에너지를 통해 생체에 필요한 화합물을 합성(암반응)하면서 생명을 이어간다.

 박 교수팀은 광반응만을 모방했던 기존 염료감응태양전지에 암반응 효과를 동시에 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박찬범 교수는 “최근 에너지 고갈과 온실가스 배출문제로 인공광합성에 대한 관심 증가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아직은 인공광합성을 연구하는 과학자 수가 적을 뿐더러 상용화나 산업화를 위해서는 장기간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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