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앞두고 실적 뻥튀기 발표 주의 요망

 코스닥 상장사인 K사는 지난해 초 한해 실적 목표를 651억원, 영업이익 21억원을 내건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대비 매출은 3배,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을 내걸었다. 그러나 올해 실적의 뚜껑을 열어 본 결과 이 회사의 실적은 전년보다 오히려 더 나빠졌다. 당기순손실도 2년 연속 이어지며 급기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26일 IR 전문 연구기관인 큐더스IR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상장사들의 IR신뢰성 점수는 평균 80.15점으로 조사가 시작된 2007년 이후 평균 80점을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 별로 살펴보면 코스닥 기업이 평균 74.69점, 유가증권 기업이 평균 87.03점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 2009년 대비 코스닥 기업은 3.5점, 유가증권 기업은 4.43점 높아진 수치다.

 고무적인 점은 신뢰성 점수 하위 기업들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구간 별로 분석을 보면 40점대 미만의 기업들이 전체의 5%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에는 14.3%의 기업들이 40점대 미만에 자리했다. 또 실적전망(가이던스)를 초과 달성한 신뢰성 점수 100점의 기업 또한 2009년 3.4% 늘어난 107개사(유가증권 62사, 코스닥 45사)로 조사됐다.

 하지만 상장사의 가이던스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신뢰성이 낮은 기업이 여전히 많다는 평가다. 특히 상장 폐지를 앞둔 기업일수록 신규사업 진출, 기업인수 등의 장밋빛 전망을 제시한 사례가 많았다. 다휘는 LED 조명사업 진출을 통해 매출을 전년대비 444% 끌어올리겠다고 공표했지만 감사의견 부적정으로 상장폐지됐다. 테스텍 역시 3D 영상장비 업체인 아이알지비 인수를 매출을 높이겠다고 발표했으나 존속능력 불확실로 상장페지됐다.

 김준영 큐더스IR연구소장은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함께 금융당국의 관리 감독 강화로 신뢰성 수준이 높아졌다”면서도 “지나치게 높은 실적전망을 제시하는 기업은 투자자들이 투자를 하는 데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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