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안전 문제가 현안으로 부상했다. 고리1호기의 수명연장을 놓고도 타당성 논란이 일고 있다. 사고의 가능성에 대한 문제제기다.
일본 원전사고 등급은 세계최대 사고로 일컬어지는 체르노빌과 같은 7등급(대형사고)이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대형 원전사고를 들여다보면 단순, 경미하게 시작했거나 실수에 의해 일어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역대 최악으로 일컬어지는 1986년 구소련의 체르노빌 사고는 발전소 정전시 설계상 비상전력공급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려는 실험에서 비롯됐다. 체르노빌 원전 4호기를 멈추자마자 채 1분도 안돼 노심이 과열되면서 증기폭발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당시 요오드나 세슘, 제논, 크립톤 등의 방사선량은 일본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떨어진 핵폭탄의 200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상 최초의 대형 핵발전소 사고로 기뢱된 1979년 미국 스리마일 원전사고도 운전원의 실수로 인해 사건이 확대된 케이스다. 사고수위가 5등급(시설외부로의 위험사고)이었던 이 사고는 가동이 멈추면서 경수로 안을 냉각하는 긴급노심냉각장치(ECCS)가 작동했지만 운전원이 계량을 오판해 이를 정지시키는 실수로 인해 냉각장치가 파열되면서 대량의 핵연료가 외부로 누출됐다.
인명피해는 없지만 재산손실이 10억 달러 규모에 이르렀다.
미국 스리마일 원전 때와 같은 5등급 사고가 1957년 영국 윈드스케일에서도 발생했다. 이 사고는 원자로내 감속재로 쓰이는 흑연을 가열하는 과정에서 모니터 에러로 인한 오류에 의해 냉각팬으로 공기를 강제 주입하다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누출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최근엔 우리나라에서도 고리 원전 4호기 고장 원인이 정비인력의 실수에 의한 케이블 전원 차단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대형사고로 이어진 원인이 무엇이었든 간에 원전사고가 날 경우 민감해지는 이유는 방사성물질에서 나오는 방사선이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일본으로부터 건너오는 대기부유진 방사능 측정치를 매일 공개하고 있다. 실제 19일 측정 결과 방사성요오드(131I)는 전국 최대치 기준 0.302mBq/m3였다. 이는 연간 피폭선량으로 환산할 경우 0.0000291mSv에 해당한다. 일반인이 하루도 빠짐없이 1년 동안 방사선을 받는 경우에 해당하는 값으로 X레이 1회 촬영과 비교할 때 약 3400분의 1이다.
원자력안전기술원 관계자는 “방사선에 노출됐을때 입는 손상의 정도를 나타내는 양이 시버트인데, 이의 연간 허용치는 1밀리시버트”라며 “일단 일본 원전사고로 인한 국내피해는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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