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R 업계 슈퍼스타’ 아이디스에는 특별한 게 있다?
중국·대만산 저가 디지털영상저장장치의 공세로 국내 DVR 시장이 고사 상태에 빠졌으나 아이디스는 여전히 쾌속항진 중이다. 이 때문에 ‘독야청청 비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여년 전 우리나라 DVR 업체가 세계 영상보안 시장을 호령할 때 이른바 ‘오성(五星)’이라 불리던 국내 다섯 개 업체의 전 세계 시장점유율은 20%에 달했다. 하지만 이젠 네 개의 별이 지고 아이디스(대표 김영달)만 살아 남았다.
아이디스는 중국·대만산의 공세에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 지난해 최초로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경제 위기로 주춤했던 전년에 비해 40% 성장한 수치다. 제조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20%의 영업이익률도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1200억원이 목표다.
김영달 사장은 “그동안 철저한 프리미엄 시장 집중 전략이 먹혀들었다”고 분석했다. 김 사장에 따르면 3년 전까지 아이디스의 매출 중 90% 이상을 ‘하이엔드(high-end)’ 제품이 차지했다. 다른 업체들이 중국·대만의 가격 공세에 맞서 출혈 경쟁을 벌이는 동안 아이디스는 중저가 시장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는 “주거래처나 파트너십 체결을 전 세계 1위 업체들과만 하기로 했다”며 “시간이 걸렸고 기술 장벽을 넘어서기 쉽지 않았지만 꾸준히 추진한 결과 이제 세계 시장의 메이저 업체가 됐다”고 말했다.
아이디스가 프리미엄 시장 전략을 깨고 중저가 시장으로 나아가기 시작한 건 창업한지 12년이 지난 2009년부터다. 그동안 구축한 기술력, 브랜드 이미지와 체력을 바탕으로 보다 큰 시장을 공략해 외연 확장을 시작했다. 중국 업체 HIK가 내수 중저가 시장의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세계 1위로 올라선 점도 주의 깊게 지켜보며 중국 시장에 진출할 시기를 재고 있다.
김 사장은 “영상보안 장비는 24시간 365일 돌아가기 때문에 제품의 신뢰성이 가장 중요한 기술 지표고 화질이나 영상처리기술은 그 다음”이라며 “프리미엄 시장에서 보편적 시장으로 대세가 넘어가고 있어도 제품 신뢰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후려치기 경쟁이나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새로이 부상하고 있는 IP 네트워크 카메라 분야는 새로운 기회로 보고 있다. 김 사장은 “IP네트워크 카메라는 DVR의 대체제가 아닌 시장의 확장”이라며 “DVR을 로컬 중심에서 광대역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아이디스의 매출 목표는 무난히 달성될 전망이다. 공태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가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미국 저가형 DVR 시장 진출효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대비 37.1%, 47.5% 증가한 253억원과 4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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