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권거래제 이전에 탄소세 도입해야

 탄소세 도입을 통해 온실가스감축 부담을 일차적으로 모든 국민에게 나눈 후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일 ‘온실가스 감축정책 및 배출권거래제 입법방향’이라는 주제로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입법토론회에서 최준영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배출권거래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제도 중 하나라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최 조사관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저탄소 녹색성장에 적합한 제도적 장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기보다는 배출권거래제 도입 여부에만 논의가 집중된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배출권거래제에 대한 논의가 집중되면서 저탄소 사회구조로의 이행을 위한 녹색 세제 전환이 충분히 논의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탄소세를 통한 넓고 얕은 사회적 부담 위에, 소수 다량 배출자간의 배출권거래제 실시라는 접근이 온실가스배출 감축에 있어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현재 이 접근을 회피하고 특정 부문만을 대상으로 한 배출권거래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불필요한 갈등과 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조사관은 또 “기획재정부·환경부·지식경제부·국토해양부 등 여러 부처가 배출권거래제도에 관여할 때 과연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지 회의적 의견이 많다”며 “조정기능이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다 부처의 참여가 잘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임동순 동의대학교 교수는 “무엇보다 배출권거래제 도입 시 수출(무역)경쟁력과 산업계의 가격 전가 정도 등에 대해 경제적 파급 영향을 검토하고 동일한 온실가스 저감목표에 대해 국가경쟁력 유지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경쟁력에 직결돼 있는 산업의 경우에는 할당방식의 차별화를 통해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무역의존도, 에너지 집약도에 대한 일정수준의 기준을 마련해 그 기준에 부합하는 산업에 대해서는 무상할당의 폭을 다른 산업에 비해 높게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국가경쟁력이 심각하게 손상될 위험이 있는 산업에 대해서는 향후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경매수익의 일부를 간접적으로 보조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출권거래제의 당사자인 산업계를 대표해 토론에 참석한 김태윤 전경련 미래산업팀장은 “배출권거래제 도입은 2015년 이후에 논의해야 한다”며 제도 도입 자체를 재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규제가 없으면 온실가스 감축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은 산업계나 발전부문에는 맞지 않고,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는 더욱 부합하지 않는다”며 “우리나라와 같이 무역의존도가 높고, 중국 등 신흥개도국과 경쟁을 하는 산업구조에서 기업은 원가절감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에너지 비용이 원가에 계산돼 있어 기업에는 이미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비용 상의 유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기후변화포럼 공동대표인 김성곤 국회의원, 정두언 국회의원, 문정호 환경부 차관, 조성식 한국에너지기후변화학회 회장, 마틴 유든 주한영국대사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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