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대를 이끄는 변화의 화두는 게임과 교육, 사진입니다. 많은 사람은 ‘어떻게 사진이 수익 모델이 될 수 있느냐’라는 의문을 갖지만, 사진도 충분히 강력한 서비스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김세중 젤리버스 대표(31)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사진을 활용한 사업의 미래는 점차 밝아진다고 자신했다. 사진은 가장 친숙하면서도 쉽게 표현하고 교류할 수 있는 수단인데, 스마트폰은 이를 더욱 촉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사람들은 사진을 찍으면서 행복을 느낍니다. 사진을 촬영하고 공유하려는 강력한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이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강력한 매개체입니다.”
젤리버스가 지난해 내놓은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앱) ‘미니(mini) DSLR’ 인기 비결도 이 때문이라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mini DSLR는 연속 촬영, 필터링, 사진 전송 등의 기능을 갖췄다. 이는 대부분의 카메라 앱이 지원한다. 젤리버스 앱의 특징은 바로 API를 독자적으로 제작, 탑재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카메라 앱은 스마트폰 API에 의존합니다. 필연적으로 이미지처리 속도를 늦추는 결과를 불러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핵심 플랫폼을 자체 제작한 덕에 촬영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습니다.”
실제 mini DSLR는 연속 촬영, 필터링 기능이 거의 실시간으로 처리된다.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아웃포커싱 기능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또 SK컴즈와 협의해 ‘싸이월드’와 연동되는 등 전 세계 6개 플랫폼도 지원한다. 덕분에 SK텔레콤 ‘티스토어’에서 내려받기 1위를 두 번이나 차지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필터링, 색감 등을 개선한 ‘qbro’라는 앱도 내놨다.
김 대표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고등학생 때는 비보이 활동을 했고, 연세대학교 재학 시절에는 세 번의 창업을 경험했다. 2002년에는 홍대 거리의 한 클럽을 인수, 운영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몇몇 클럽 주와 의기투합해 ‘클럽데이’ 원형인 ‘클럽페스티벌’을 열어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한 때는 사업이 망해 신용불량자 딱지를 달고 지내기도 했다. 이런 그가 스마트폰 앱 사업에 뛰어들기로 마음먹은 건 NHN과 넥슨에서 근무하면서부터다. 넥슨에서 온라인 게임과 웹 플랫폼 사업을 구상하던 그는 2008년 4월 소집해제 뒤 바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렇게 만든 회사가 바로 젤리버스다.
유료 앱 시장 성공 모델이 많지 않은 국내 현실에서 젤리버스는 회사 운영 자금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할 만큼 지속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서울벤처인큐베이터의 도움도 이들에게는 든든한 지원이 됐다. 이를 바탕으로 젤리버스는 현재 국외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5월에는 미국 아마존 앱스토어에, 6월에는 일본에 진출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는 게임 앱으로 국외 시장을 두드릴 예정이다. 김 대표는 “외국에는 카메라라는 단일 앱으로만 13억 매출을 올리는 업체도 있다”며 “젤리버스가 그런 회사가 되지 말란 법은 없다. 목표만 명확히 세운다면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힘줘 말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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