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보호 명분 불구 적법성 낮아 논란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셧다운제도의 법제화 적절성 법률 전문가 대부분이 청소년의 심야시간 게임 이용을 강제로 금지하는 ‘셧다운제(일명 신데렐라법)’의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법률 전문가 10명 중 6명은 셧다운제 도입 논의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청소년의 인터넷 및 게임 중독 치유에 필요한 재원을 업계에서 기금으로 걷는 법안은 법률 전문가 전원이 ‘적절치 못하다’고 일축했다. ▶관련기획 10면
셧다운제와 기금 조성을 둘러싸고 ‘청소년 보호’와 ‘산업 진흥’이라는 명분으로 찬반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지만 법안 마련의 가장 근본적 기준인 적법성은 매우 낮다는 결론이 나온 셈이다. 게임 규제를 담은 청소년 보호법 개정안이 논의될 4월 임시국회가 열린 가운데 감정적 처리가 아닌 이성적·법률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받을 전망이다.
이는 본지가 대학 법학과 교수 등 20명의 법률 전문가에게 현행 게임 관련 규제의 적법성 판단을 조사한 결과에서 나타났다.
우선 ‘셧다운제의 법제화 적절성’을 묻는 질문에 60%에 해당하는 12명이 ‘적절치 않으므로 관련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7명(35%)이 ‘적절치 않지만 게임 중독 문제가 심각하므로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은 1명에 불과했다. 셧다운제 도입 필요성 이전에 법적 근거가 희박하다는 의견에는 거의 모든 법률 전문가들이 동의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려면 규제를 최소화하고 적용 대상과 요건 등을 법률로 구체적으로 특정하는 것이 헌법 정신”이라며 “셧다운제는 모든 게임과 인터넷 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제약하는 강한 규제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게임 기금 마련의 적절성’ 항목에는 응답자 60%는 ‘올바르지 않다’는 부정적 시각을, 40%는 ‘적절치는 않지만 수용할 만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적절하다’는 답변은 없었다. 전문가들은 특히 “법리상 게임 산업은 진입 규제가 없는 사업 유형인데, 기금 출연을 강제하는 법안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위헌’ 가능성을 지적했다.
한편 6일 인터넷기업협회는 셧다운제의 즉각 철회를 뼈대로 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협회는 △법안 적용의 실효성 미비 △게임 및 인터넷 산업 발전 저해 △불필요한 개인정보 수집 우려 △국내 기업의 역차별 등을 반대 이유로 제시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