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1순위 후계자 내부거래 의혹에 사임

워런 버핏 미국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뒤를 이을 후계자 후보 중 1순위로 꼽혀온 데이비드 소콜(54)이 내부거래 의혹 속에 돌연 사퇴했다.

이에 따라 버핏의 후계구도에도 차질이 빚어짐은 물론 최고경영자(CEO)의 윤리와 도덕성을 강조해온 버핏의 명성에도 오점이 남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자회사 중 하나인 미드아메리칸 에너지 홀딩스의 회장이자 제트기 임대업체 네트제츠의 CEO를 맡고 있던 소콜이 돌연 사임했다고 31일 보도했다.

외신들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화학업체 루브리졸의 인수를 결정하기 직전에 소콜이 개인적으로 루브리졸의 주식을 대량 매입해 상당한 차익을 남긴 의혹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소콜은 작년 가을부터 씨티그룹에 버크셔 해서웨이의 인수.합병(M&A) 대상 업체를 물색해줄 것을 요구했고 씨티그룹이 선정한 기업중 루브리졸에 관심을 보였다.

소콜은 작년 12월13일부터 올해 1월까지 씨티그룹 관계자 및 루브리졸의 CEO인 제임스 햄브릭 등을 만나 M&A 문제를 논의해왔는데, 이런 논의를 진행하던 지난 1월 5∼7일 소콜이 개인 투자로 루브리졸의 주식 9만6천60주를 매입했다는 것이다.

이후 소콜은 버핏에게 루브리졸을 버크셔 해서웨이의 잠재적 인수대상으로 추천했고 버크셔 해서웨이의 이사회는 지난 13일 루브리졸을 90억달러(주당 135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WSJ는 소콜이 당시 루브리졸의 주식매입을 위해 주당 104달러에 10만주 매수 주문을 냈던 것을 감안하면, 버크셔 해서웨이의 인수로 약 300만달러의 평가익을 낸 것으로 추산했다.

버핏은 성명에서 소콜의 루브리졸 지분 매입이 사임 이유는 아니라고 부인했고 소콜도 WSJ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사임은 루브리졸 지분 매입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회사가 인수대상으로 선정해 논의하던 과정에서 소콜이 개인적으로 해당 업체의 주식을 매입함으로써 M&A 발표 후 주가가 급등할 것을 알고 미리 지분 매입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WSJ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버크셔 해서웨이의 이번 발표 내용을 주시하면서 이에 대해 공식 조사를 시작할 것인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콜은 이날 미 경제전문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버핏이 당시 루브리졸을 인수하는데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버크셔의 결정과정에도 자신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특별한 내부 지식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서 자신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항변했다.

그는 "회사 임원이라고 해서 그 가족의 자본을 투자하지 못하게 할 수는 없는 것"이라면서 "나는 잘못이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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