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싸게 살까, 조금 기다릴까.`
서울에 거주하는 김순진 씨(33ㆍ회사원)는 요즘 태블릿PC 고르기에 한창이다. 4월 말에 아이패드2를 구입하려 했지만 통신서비스와 결합해 이전보다 훨씬 싸게 태블릿PC를 구입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 김씨는 "중고 가격도 많이 떨어졌다고 하니 차라리 지금 사는 게 현명한 게 아닌가 고민된다"고 말했다.
최근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 삼성전자 갤럭시탭, 애플 아이패드를 통신 약정 상품과 묶어 5만원 이하에 판매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애플이 4월 말 아이패드2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한 데다 이때를 전후해 모토롤라 줌, LG옵티머스 패드 등 신제품이 잇따라 출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리점들이 재고 떨이에 나선 것. 덩달아 중고제품 가격도 떨어지고 있어 4월 말 이전이 태블릿PC 구입의 적기가 되고 있다.
KT의 와이브로에 가입하는 경우 태블릿PC를 거의 무료에 구입할 수 있다. 월 2만7000원짜리 50기가바이트(GB) 와이브로 상품에 3년 약정으로 가입하고 63만원짜리 와이파이 버전 16GB 용량의 갤럭시탭을 구입하면 60만원가량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약정기간 와이브로 요금 외에 한 달에 1200원만 내면 된다.
애플 아이패드도 마찬가지다. 와이브로 3년 약정을 할 경우 60만원을 지원 받는다. 약정 기간 중 매월 2000원에 16GB 와이파이 버전 아이패드를 구입할 수 있다.
일부 오프라인, 온라인 대리점에선 와이브로 가입자를 유치하고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아예 무료로 아이패드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SK텔레콤 대리점은 5만5000원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올인원55` 이상의 요금제에 3년 약정으로 가입하면 갤럭시탭을 특별요금으로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경우엔 매월 월 기본료보다 오히려 몇 천~1만원 적게 내고도 갤럭시탭을 사용할 수 있다.
덩달아 태블릿PC 중고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아이패드2가 예상보다 빨리 국내에 출시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와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중고 아이패드 물량이 쏟아지는 것.
중고 IT기기 거래가 집중되는 `클리앙` `중고나라` 등에선 50만원 초반대였던 아이패드 중고가격이 40만원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아이패드 중고 가격은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3일 애플코리아가 아이패드 정품 가격을 최대 14만원까지 인하한 데다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 재활용(리퍼) 물량을 15% 할인된 42만원가량에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사용자들은 새 제품을 사느니 가격이 떨어진 지금 중고 제품을 구입하는 게 더 낫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이패드2가 기존 제품보다 얇아지고 무게가 80g 줄어드는 등 휴대성이 대폭 개선됐지만 기본적인 성능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4월 말부터 다양한 태블릿PC가 출시될 것이라는 게 널리 알려져서 그 이전에 제품을 더 팔기 위해 가격을 낮추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꼭 신제품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지금이 구입 적기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최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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