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애플이 입는 타격이 날로 커지고 있다.
BT수지에 이어 낸드플래시, D램, 전자나침반, 터치스크린글라스, 배터리 등 아이패드2의 5개 핵심 부품 공급난이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패드2 1차 출시일(4월 25일)에 맞춰 글라스 등 일부 부품은 대체조차 쉽지 않아 애플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애플의 `일등공신` 시장 중 하나인 일본이 대지진 발생 후 아이패드2 1차 출시 그룹에서 제외된 것도 애플 주가가 최근 무려 7% 하락한 원인이 됐다.
시장조사기관 IHS아이서플라이는 아이패드2에 장착되는 부품 5개가 일본에서 생산되고 있어 이번 대지진으로 아이패드2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에서 생산되는 아이패드2 핵심 부품은 낸드플래시(도시바), D램(엘피다), 전자나침반(AKM반도체), 터치스크린 오버레이 글라스(아사히글라스), 배터리(애플재팬)다. 이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들은 지진으로 인한 조업 중단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특히 일본 정부가 전력난 때문에 한동안 제한 송전을 지속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급 차질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일본 외 다른 곳에서 부품을 조달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 낸드플래시와 D램은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다른 회사에서 공급받을 수 있지만 배터리, 전자나침반, 글라스는 독자기술을 적용하고 있는 제품이라 대체가 어렵다. 특히 글라스는 아사히글라스에서 100%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재팬 공장에서 만드는 배터리는 일반 배터리보다 얇다. 아이패드2의 `자이로스코프(상하좌우ㆍ수평수직 감지센서)` 기능을 위해 별도로 개발된 것이기 때문이다. 글라스는 아사히의 독자기술 `드래곤트레일`을 적용해 만들었다.
인쇄회로기판(PCB)에 칩을 연결하는 접착제류로 일본이 전 세계 물량 중 80~90%가량을 공급하는 BT수지 확보는 지속적 골칫거리다. BT수지는 현재 애플 제품을 조립하는 중국 폭스콘 공장에 부품 재고가 있지만 지진 여파가 장기화되면 폭스콘의 아이패드2 제조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부품난은 바로 애플의 제품당 마진 급감으로 이어진다.
아이서플라이 보고서에 따르면 729달러에 출시되는 아이패드2 CDMA버전 32GB 제품 원가는 323.25달러에 불과하다. 원래 가격으로는 1대 팔 때마다 원가보다도 높은 329.40달러 이득을 보지만 부품난으로 원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어 애플엔 악재다.
애플은 부품 공급 사실을 누설하는 업체에 대해 바로 공급계약을 해지할 정도로 부품 공급처를 철저히 비밀에 부쳐왔다. 지금도 애플은 정확한 언급을 회피한 채 "일본의 부품조달 업체들이 가동을 재개 중"이라고만 밝힐 정도다. 비밀주의가 부품 조달 애로에 관한 우려를 확대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경쟁업체에 이익이 돌아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볼 수 있으나 완제품이 아닌 부품이기 때문에 공급망관리(SCM) 차원에서 어떻게 될지 시간을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황시영 기자/최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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