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분야에서 압도적으로 뛰어난 재능을 가졌거나 탁월한 성과를 이룬 사람을 일컫는 인터넷 용어.
비슷한 표현으로 이름 뒤에 붙여 쓰는 ‘~느님’이나 ‘종결자’가 있다. 다만 ‘~느님’이나 ‘종결자’가 주로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반면, ‘갑’은 부정적인 특성이나 안 좋은 일에 대해서도 쓰이는 경우가 많다.
이 표현은 프로야구 팬의 피켓 응원 문화와 인터넷 야구 커뮤니티 활동이 결합해 발생했다. 기아 타이거즈 이종범 선수는 인간의 경지를 넘는 활약으로 팬들 사이에서 ‘종범신(神)’이란 애칭으로 불렸다. 그런데 어느 팬이 ‘神’ 대신 ‘申’(거듭 신)이라고 쓴 피켓을 들고 있는 것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이 영상이 화제가 된 가운데 급기야 모 인터넷 야구 커뮤니티에서 이를 보고 “갑(甲)이래 낄낄”하는 댓글이 달리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후 인터넷에선 ‘神’급의 우월함을 보이는 존재를 ‘甲’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일반화됐다.
이 표현은 어떤 분야의 최고라는 의미를 담아 보통 ‘~류 갑’이라는 형태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일국의 재정 정책을 총괄하는 고위공직자와 최고 명문대 총장, 유력 일간지 기자, 유명 사진작가 등의 마음을 애타게 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미술인 S씨는 ‘어장 관리류 갑’이라 할 수 있다. 그것도 고급 어종.
노래 경연 서바이벌을 거쳐 가수가 한명씩 물러나는 형식의 MBC ‘나는 가수다’는 재도전 논란 와중에 김영희 PD와 가수 김건모가 연속 사퇴하며 ‘관계자 퇴출류 갑’으로 떠올랐다. 매우 웃긴 유머를 뜻하는 ‘유머류 갑’, 매우 귀여운 고양이를 말하는 ‘고양이류 갑’ 등의 용례를 들 수 있다.
한편 일상적 의미의 ‘갑’은 사회 관계에서 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는 존재를 뜻한다. 계약 당사자 중 우월한 측이 계약서 상 ‘갑’(甲)이 되고 약자가 ‘을’(乙)이 되는 것에서 유래했다. 사람들이 자기 분야의 ‘갑’이 되기보단 사회적 ‘갑’이 되기 위해 고시 공부와 의대 진학, 명문대 합격에 힘을 쏟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생활 속 한마디
A:갑이 되고 싶어요. 클라이언트들의 황당한 요구에 더는 견딜 수 없어요.
B:하청류 갑이 된다 해서 하청을 발주하는 갑이 될 수는 없죠.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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