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몽의 트위터 이야기] SNS 마케팅의 성패는 `재미`가 좌우한다

 며칠 전 사람들과 회사 근처의 한 해물주점에 갔다. 그런데 가게 벽이 온통 가리비 껍질로 가득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방문한 손님들이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가리비 껍질에 적어 붙여 놓았다.

 한 쪽 구석에 먹고 남은 가리비 껍질들을 쌓아놓아 방문한 손님들로 하여금 ‘흔적’을 남기도록 유도했다. 술을 먹다가 뭔가 재밌는 얘기를 남기는 즐거움이 있을 뿐 아니라 다음에 와서 자기가 남긴 글을 확인하는 재미 또한 있으니 손님들의 재방문을 유도하는 데 꽤 괜찮은 아이디어다.

 벽에는 다양한 얘기들이 적혀 있었는데 하나같이 재미 있었다. 우리나라 20~30대의 표현력이 이렇게 훌륭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젊은이들은 표현의 욕구를 분출하는데 거침이 없다. 식당이든 공중장소이든 트위터이든 표현을 위해 개방된 공간만 보이면 뭔가 표현하고 이를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지난주 ‘나는 가수다’라는 방송에서 김건모가 탈락했는데 이에 재도전 기회를 주는 것을 보고 저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트위터에 들어갔더니 이미 난리가 나 있었다. 그런데 비판의 표현들이 정말 재미있다. ‘무한 (재)도전’부터 시작해 ‘나는 PD다’, ‘나는 재도전 가수다’ ‘나는 선배다’ ‘나는 좀비다’ 등 비판에도 재기발랄함과 번뜩이는 표현력이 가득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표현에 목말라 있는 젊은이들을 왜 기업들은 주목하지 않을까. 이들에게 표현할 기회를 주는 것만으로 커다란 호응을 얻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고객 참여 이벤트를 기획하면서 항상 ‘상품이나 상금도 크지 않은데 얼마나 참여하겠어? 그렇다고 엄청난 경품을 내놓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라는 의문을 갖는다. 결국은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한다.

 사실 참여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재미’이지 ‘보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트위터에서 페이스북에서, 또한 인터넷 게시판에서 피드백이 활발한 경우들은 거의 대부분 ‘재미 있는’ 콘텐츠가 대상이다. 필자도 예전에 팔로들의 소통을 끌어내고자 유머 사진을 거의 매일 두세 개씩 올렸던 적이 있다. 재미의 강도에 따라 어떤 날은 100개도 넘는 리트윗이나 멘션이 이뤄지기도 했다. 반응과 참여 호응도에 ‘재미’ 요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필자는 여러 가지 마케팅 활동을 기획할 때 ‘재미’ 요소에 가장 많이 신경을 쓴다. 이것은 필자가 종사하는 업종이 엔터테인먼트 업종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상품이 가전이든 중공업이든 재미 요소는 고객들의 참여도와 관여도를 끌어올리는데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다.

 사람이 유일하게 ‘웃는’ 동물이고, 그를 통한 ‘행복’을 추구하면서 살아가는 존재라는 점을 기억한다면 ‘재미’라는 것은 삶의 부가 요소가 아니라 핵심 요소요, 좀더 나아가 본능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딱딱한 상품이라고 해서 재미 있게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하거나 고객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가 없다고 단정 지을 필요는 없다. 가능성에 집중하자. 그 실마리는 트위터에서 찾을 수 있다. 하고자 하는 것을 트위터에 먼저 올려 세상의 반응를 미리 엿볼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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