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화로 전통 산업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출판 시장도 예외가 아닙니다. e북 등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가 떠오르면서 앞으로 몇 년사이에 큰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김영진 미래엔 컬처그룹 사장(37)은 “보수적인 출판 분야도 서서히 변화의 물결이 감지된다”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이 대표로 있는 ‘미래엔’은 역사와 전통을 갖춘 간판 출판 기업이다. 국내 교과서 역사에서는 산 증인이나 마찬가지다. 미래엔의 전신인 대학교과서 설립(48년)부터 따지면 기업 업력이 60년을 넘는다. 대한교과서 모체인 문화당인쇄소 시절(31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80년 역사를 자랑한다.
김 사장은 창업주부터 따지면 4세 경영인 격이다. “미래엔은 몰라도 대한교과서를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해방 후 한글교과서가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만든 게 바로 대한교과서입니다. 지금이야 교과서 시장이 입찰로 바꿔 여러 출판사가 있지만 국내에서 처음으로 ‘교과서’를 만들었습니다. 30대 이상은 대한교과서의 국정 교과서로 공부했으니 국내 교과서의 산 역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김 사장은 2002년 미래에셋증권에서 대한교과서에 합류했다. 이어 2008년 지금의 미래엔으로 회사 이름을 바꾸고 새로운 지식 콘텐츠 기업을 선언했다. 지난해 정식으로 대표를 맡아 더 큰 미래를 위해 뼈대부터 회사를 다시 손보고 있다. 대한교과서의 전통을 이어 가면서 미래 출판 분야를 주도하기 위해 변신을 시작한 것이다. “대부분 인쇄업이 그렇지만 출판도 상당히 보수적인 시장입니다. 미래보다는 과거와 전통을 더 따지는 경향이 강합니다. 다른 분야에 비해 새로운 것에도 다소 둔감합니다. 변화와 혁신이 힘든 것도 이 때문입니다.”
교과서 분야의 부가가치가 없어지면서 미래엔은 지난 10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아이세움’을 세워 유아용 도서에 진출하고 성인 단행본 사업도 시작했다. 교과서 중심에서 유아부터 성인 대상 출판물, 참고서, 디지털 인쇄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2007년에는 유치원 운영업체 ‘에듀케어’를 인수해 유아시설 교육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김 사장이 올해부터 심기일전하는 분야가 e북, 즉 전자책이다. 전자책 사업을 위해 전 삼성전자, 소니코리아, 아이리버 대표를 지낸 김군호 사장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별도 전자책 팀을 꾸리고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근에 독자적인 e북 전용 콘텐츠도 내놨다. “도서 소비 형태가 변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단말기로 책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대입니다. e북 단말기에 이어 스마트폰, 태블릿이 대중화하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가속화할 것입니다. 미래엔은 교과서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따지고 보면 콘텐츠가 진짜 경쟁력입니다. 중국·태국·일본 등 해외에 출판권을 수출해 라이선스료를 받을 정도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김 사장은 “대한교과서가 세상에 없었던 교과서 시장을 만들었듯이 e북, 해외사업, 라이선스 수출 등 부가가치가 높은 시장을 주도적으로 개척해 미래엔을 출판 분야의 앞서가는 미래 창조기업으로 만들겠다”고 힘줘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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