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진 이후 처음 발표된 LCD 패널 값이 TV용을 중심으로 내림세를 이어가고 지진 후 이틀간 오름세를 보였던 메모리 반도체(D램ㆍ낸드플래시) 현물가도 관망세로 돌아섰다. 일본 반도체ㆍLCD업체 피해가 크지 않고 복구 상황에 따라 IT산업 전체 수요가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각이 퍼지면서 시장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메모리 반도체는 그동안 `올 1분기 가격 바닥론`이 확산돼 오던 터여서 삼성전자ㆍ하이닉스반도체 등이 수요처와 협상을 통해 한 달에 두 번 결정하는 고정거래가를 일부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21일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19일 TV용 46인치 LCD 패널은 지난 7일보다 2달러 떨어진 330달러를 기록했다. 19일 가격은 디스플레이서치가 일본 지진 이후 내놓은 첫 시세다. 19일 TV용 40~42인치 LCD 패널 가격은 지난 7일보다 1달러 하락한 234달러를 기록했다. 노트북PC용 LCD 패널은 보합세를 보였다.
LCD 패널 가격은 지난해 4월부터 공급 과잉 등으로 약세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IT용은 다소 회복 가능성을 보였으나 TV용은 여전히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일본 지진 이후에도 계속 이어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을 샤프ㆍ파나소닉 등 일본 디스플레이 업체 피해가 작아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관망세`에서 찾기도 한다. 이와 함께 자국이나 자사 소비가 많은 일본 디스플레이 업계 특징을 이유로 들기도 한다.
안현승 디스플레이서치 사장은 "지진 초기 우려와 달리 일본 LCD 패널 업체들이 직접적으로 피해를 받지 않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지진 영향이 아직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샤프나 파나소닉 등 일본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생산된 패널을 자사나 자국 내에서 수요하는 비율이 매우 높고 수출 비중은 매우 낮다"며 "따라서 해외시장 패널 수요에 대한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지진 직후 오름세를 보이던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보합세로 돌아섰다.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8일 D램 주요 상품인 DDR3 1Gb 현물가는 전날보다 0.9% 내린 1.13달러를 기록했다. 이 제품 가격은 일본 지진 후 첫 거래일인 14일에는 전 거래일(11일)보다 6.7% 오른 1.11달러를 기록했으며 15일에는 1.14달러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16~17일 1.14달러를 유지하며 보합세를 보이더니 18일에는 값이 하락했다.
태블릿PCㆍ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에 많이 사용하는 낸드플래시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낸드플래시 16Gb 현물가는 지난 11일 4달러에서 △14일 4.67달러 △15일 4.93달러까지 상승했다. 이틀 새 23.3%가 올랐던 셈이다. 하지만 이후 내림세로 전환해 △17일 4.56달러 △18일 4.41달러 등으로 하락했다.
[매일경제 김규식 기자/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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