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을 중심으로 차세대 프로젝트를 끝마친 기업들에 남은 과제는 신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잘 활용하는 것과 함께 프로젝트를 통해 습득한 IT역량과 노하우를 내재화하는 것이다. 세계화를 지향하는 제조기업들은 시스템을 통한 가시성 확보와 의사결정의 속도 향상, 자원 활용의 효율성 증대에 비즈니스의 성패를 걸고 있다. 인력과 애플리케이션 등 자원의 공유와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가시성과 신속성이 글로벌 비즈니스의 핵심(김이기 딜로이트컨설팅코리아 이사)
“2000년도부터 국내 기업들의 해외 기업 인수와 거래 금액, 해외 투자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제 글로벌화는 일부 대기업만의 이슈가 아니며 최고정보책임자(CIO)들은 효율적인 글로벌 IT지원을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김이기 딜로이트컨설팅코리아 이사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한 IT지원 전략’이라는 주제강연에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비즈니스를 수행하면서 부딪히는 대표적인 도전사항으로 공급망 전체의 가시성 부족과 낮은 통합률, 중복투자, 고비용, 조직과 기능의 사일로(silo)화, 자원 낭비 등을 꼽았다.
김 이사는 “이런 요구사항을 해결하기 위해서 글로벌 IT지원은 가시성과 신속성, 효율성 3박자를 두루 갖춰야 한다”면서 “글로벌싱글인스턴스(GSI) 전사적자원관리(ERP)와 협업 공급망관리(SCM) 등이 이를 가능케 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각 국가의 법인별로 시스템을 독립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물류와 재무, 실적, 인사이동 등 주요 정보를 본사에서 즉각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GSI ERP를 통해 실시간으로 각국 법인의 정보를 파악하고 수요와 판매, 생산에 대한 계획을 효율적으로 수립할 수 있다는 게 김 이사의 설명이다.
그는 “통합된 하나의 시스템은 재무나 실적 등 다양한 관리지표들을 적시에 제공하기 때문에 그만큼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면서 “글로벌 기업들은 이처럼 가시성과 신속성이 높다는 공통점을 지닌다”고 소개했다.
IT자원의 효율적 활용도 강조했다. 인프라와 애플리케이션, 인력 등 3가지 자원 중 인프라 영역은 데이터센터 통합이나 가상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인력과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인건비가 저렴하고 인프라가 갖춰진 적합한 장소를 선정해 재무, 인사, 구매 기능들을 통합시킨 공유서비스센터(SSC)를 설립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상설PMO 등 차세대 이후 관리 고민해야(신창섭 투이컨설팅 PMO 이사)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한 기업들의 공통된 과제는 구축된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활용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효율적인 관리라고 주장한다. 차세대 프로젝트는 외부의 도움과 내부 현업의 대규모 지원을 받아 추진됐지만 이후 운영은 순전히 IT부서만의 몫이기 때문이다.
신창섭 투이컨설팅 PMO 이사는 ‘차세대 IT매니지먼트’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차세대 이후 IT조직에 남겨진 과제와 해결 방안에 대해 소개했다.
신 이사는 우선 차세대 프로젝트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가 차세대 프로젝트 이후 내재화되지 못하고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신기술에 대한 적응 및 대응력 강화, 아키텍처 원칙 및 로드맵 관리, 개발자 관리 기술 향상, 현업과 커뮤니케이션 능력 확보 등 차세대를 통해 얻었던 다양한 역량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그 이유는 시스템 운영이 IT만의 몫으로 남게 되면서 비즈니스와 연계된 전략을 수립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예산 확보가 차세대 프로젝트를 추진할 당시만큼 쉽지 않다는 점도 이유로 들 수 있다.
신 이사는 “기업 전략계획은 대부분 IT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IT에서 노력하지 않으면 결국 차세대 프로젝트 이전 상황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IT거버넌스나 IT서비스관리(ITSM)이 거론되고 있지만 기존의 IT거버넌스와 ITSM은 IT관점에서만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신 이사는 “IT관리를 차세대답게 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와 IT를 연계해 통합 관점에서 현황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상설 PMO를 중심으로 운영을 최적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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