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연료봉 핵분열 가능성 거의 없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4호기의 사용후 연료봉이 다시 핵분열을 일으키는 재임계 상태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도쿄전력 발표내용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오히려 재임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대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한 관계자는 17일 "핵분열을 일으키기 위한 조건은 굉장히 까다롭다"며 "우선 핵분열은 핵연료에서 나오는 중성자가 물 속 수소원자의 양성자 등과 부딪쳐야 일어나는데 핵연료 펠릿을 싸고 있던 피복관이 녹아내릴 정도로 물이 고갈됐다면 핵분열이 일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피복관이 녹았다 하더라도 그 안에 있던 핵연료 펠릿이 아주 이상적인 형태로 밀집해 있고 거기에 물이 부어진다면 모르겠지만 물리적으로 그럴 수는 없다"며 "어제 재임계 가능성에 대해 계산해 보기도 했는데 가능성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또 다른 KINS 관계자도 "핵분열을 막으려면 물이 없는 것이 유리하다"며 "일반적으로 핵연료 저장조 설계시 물이 없어져 피복관이 녹아내리는 경우 뿐 아니라 핵분열을 일으키는 중성자를 흡수할 붕산이 없을 경우까지도 감안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과학기술원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장순흥 교수는 "물이 매우 빠른 중성자의 속도를 늦춰 핵분열이 일어나도록 해주는데 물이 없으면 핵연료 온도는 올라갈지 몰라도 중성자의 속도를 잡아주지 못해 핵분열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말했다.

다른 원자력 전문가 역시 "저장조에 담겨있는 핵연료는 핵분열이 불가능한 것들"이라며 "물이 없어져 핵연료봉이 손상될 수는 있어도 핵분열이 일어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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