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에너지 · 환경 공기관 비전 2011][특별기고]양수길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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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기업을 위시한 공공기관의 경영효율에는 항상 논란이 있어 왔다. 따지고 보면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경영개혁과 개선의 여지도 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지난 50년간 이뤄 온 경이로운 경제발전 과정에서 각종 공공기관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정부부처는 스스로 사회간접자본 시설을 건설해 운영한다거나 과학기술을 선도적으로 연구개발하는 전문화된 기능을 수행할 역량과 인력을 갖출 수 없다. 이와 같은 공공재적 혹은 하부구조적 기능을 민간부문이 수행할 것으로 기대할 수도 없다. 그래서 각종 공사·공단·연구소 등의 공공기관이 설립되고 역할을 수행해온 것이다.

 이들 공공기관은 국가적 시계(時界)와 목표에 입각해 국가가 필요로 하는 사업을 맡아서 추진하고 그리고 그에 필요한 부문별 고급 기술인력과 전문인력을 보유, 관리하고 동원한다는 점에 그 중요성이 있다. 이들 기관에 근무하는 기술·전문 인력은 실로 우리가 소유한 소중한 자산으로서 이들의 기여 없이는 우리가 기존 선진국과의 기술경쟁을 이기고 나아가서 인류의 생존과 번영에 기여하는 국가가 될 수도 없다.

 인류의 생존과 번영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 기후변화다. 이것을 극복하는 인류의 노력에 기여하고 나아가서 그러한 위협요인 속에서 제2의 경제도약 기회를 찾자는 것이 우리의 ‘저탄소 녹색성장’ 전략이다. 저탄소 녹색성장으로 제2의 경제도약을 이루려면 우리의 생활방식과 기업경영에 대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동시에 국가적 에너지시스템과 산업구조 대전환도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광범위한 제도적 혁신과 기술혁신이 추진돼야 한다. 누가 이것을 추진해야 하는가. 정부가 선도해야 할 것이다. 민간이 추종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의 뜻을 시현하는 대책을 강구하는 차원의 제도적, 기술적 연구개발과 실험의 대부분, 그리고 사회간접자본 사업 혹은 네트워크적 사업의 거의 모두가 정부도 민간도 아닌 공공기관들의 몫이고 책임이다.

 법률에 의해 분류된 공공기관은 총 297개인데 이 중 녹색성장의 추진에 기여하는 기관으로 파악되는 것은 적어도 63개에 이른다. 문제는 이들이 구체적으로 녹색성장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정부나 민간이 알거나 지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그 수자가 많다는 것만이 이유가 아니다. 이런 의문점, 즉 “우리 기관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를 대답하는 것 자체가 이들 기관의 과제고 숙제인 것이다. 이것은 즉 녹색성장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는 이를 위해 필요한 제도와 기술의 연구개발 및 사회간접시설의 계획, 건설과 운영을 공공기관들 자체가 주체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주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정부와 민간 양측에 능동적으로 피드백을 주고 협력관계를 설정, 발전시켜나가야 하는 것이다.

 최근 공공기관 모두가 각기 녹색성장의 기치를 높이 들고 자기 나름의 비전과 구호를 내걸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특히 녹색성장의 필요성 혹은 타당성에는 모두 공감하고 있어 큰 다행이다. 그러나 각 기관이 정말로 자기의 비전과 구호에 충실하게 녹색성장의 대열에 동참하고 있는지는 두고 볼 일이다. 공공기관장의 임기가 한정적이라는 점, 기관 임직원의 근무여건상의 미비점들로 인한 전문가적 코미트먼트의 결여, 기관 차원의 집단이기주의 등이 잠재적인 우려요인들이다. 공공기관의 임직원들은 대한민국의 녹색성장을 이끌고 나갈 사명과 책임을 지고 있는 중추적 기술·전문인력으로써 이런 요인들을 스스로 극복하고 새로운 국가발전전략으로서의 녹색성장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개혁과 혁신을 자기 분야에서 주도하고 혹은 그러한 개혁과 혁신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녹색기술의 개발, 에너지 산업의 개편, 유관기관과의 협력 등 여러 경우에 이런 의지가 시험 받을 수 있다.

 양수길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 sgypcgg@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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