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문 쓰는 데 여념 없어요."
한 중형 증권사의 삼성전자 담당 애널리스트 말이다.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을 밑돌 수도 있다`는 우려에 따라 속속 증권가는 예상치를 하향 조정 중이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의 20% 안팎을 차지하는 IT업종 주가가 흔들림에 따라 1분기 실적 추정치 전반이 고민의 대상에 빠졌다. 말 그대로 증권가는 `IT 포비아(phobiaㆍ공포증)` 상태다.
10일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를 기존 3조5000억원에서 2조9000억원으로 낮췄다. 매일경제가 취재한 결과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 예상치에 대해 3조원 안팎으로 조정을 준비 중이다.
증권가의 염려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뿐만 아니라 TV와 LCD 부문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전까지 관심사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그리고 LCD였다. LCD는 수율 부문이 다소 삐걱댔다. 이는 삼성전자가 내부적으로 능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봐 불안 요소지만 큰 문제는 안 된다고 분석했다.
한 대형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대보다 신규 주문이 부진해 TV 부문 재고로 인한 디지털미디어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미 3조원으로 영업이익 추정치를 한 차례 낮춘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LCD 부진으로 추가 하락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도 스마트폰과 고가 사양 탑재 PC가 판매되는 선진국 수요 회복이 더뎌 수익의 질이 예상보다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관에 권하는 애널리스트들의 대응 주가 수준도 낮아지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에 대해 보고서상에는 2분기 후 실적 개선을 근거로 90만원 밑으로 떨어진 주가가 매력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일부 애널리스트는 기관과 일대일 미팅에서는 저가 매수 시점을 80만원대 초반이라고 말하고 있다. 80만원대도 쉽게 유지되기는 어려운 수준이라는 얘기다. 장 자체가 박스권에 놓인 현재, 실적도 불안한 삼성전자에 기관투자가는 선뜻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소위 `갤럭시탭 재고설(갤럭시탭이 삼성 발표에 비해 덜 팔렸다)`로 인해 삼성전자 신뢰에 금이 가면서 수익성 의혹의 그늘이 짙어졌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1분기 3조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내더라도 증권가의 우려가 소멸되기보다는 2분기 실적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삼성전자 종가는 전일 대비 2.7%(2만4000원) 빠진 86만6000원을 기록했다. 작년 12월 2일 이후 최저치다.
LG전자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증권가에서 삼성전자에 비해 LG전자의 언급이 적은 이유는 LG전자가 좋아서가 아니다. 삼성전자의 상황이 급하다 보니 여력이 없어서 관심 대상에서 잠시 멀어진 것이다.
LG전자의 1분기 실적 시계도 삼성전자 못지않게 부정적이다.
한 중형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보다 상황은 더 좋지 않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4대 사업 축인 반도체가 그나마 뒷받침하는 데 반해 LG전자는 가전뿐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처럼 일부 증권사는 하향 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LG전자의 1분기 실적 재검토에 나섰다.
우려는 주가에 고스란히 연결되고 있다. 2월 중순 12만6500원까지 올랐던 LG전자 주가는 이날 장중 한때 10만5000원까지 떨어졌다. 그러자 10만원 붕괴설이 고개를 들었다. 10만원 선 유지는 크게 훼손됐던 작년 실적의 기저효과와 저평가 매력의 근지구력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LG전자 주가는 `10만5000원은 살 만한 가격`이라는 매수세에 힘입어 전일 대비 1.83%(2000원) 떨어진 10만7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매일경제 김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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