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 개인 비리 조사에도 `디지털 포렌식` 바람

 그동안 검찰·경찰 등 주로 수사기관이 활용해온 디지털수사 방식인 ‘디지털 포렌식’이 담합·탈세 등 기업과 개인 비리조사에 빠르게 활용되고 있다.

 디지털 포렌식은 전자 증거물을 사법기관에 제출하기 위해 휴대폰·PDA·PC·서버 등에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는 디지털수사 과정을 뜻한다.

 2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지난해 담합(카르텔) 조사를 강화하면서 디지털 포렌식팀을 설치했고, 국세청도 과학적 과세증거 확보 등을 전담할 ‘첨단탈세방지센터’를 설치하는 등 각종 수사영역에 디지털 포렌식 활용이 늘어나고 있다.

 공정위는 점점 지능화되는 카르텔 사건조사에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지워진 파일을 복구해서 증거를 찾아내는 등의 디지털 포렌식을 본격 도입했다. 국세청 역시 전자상거래 등을 통한 탈세 적발에서부터 각종 계약서나 증거자료의 진본 여부 감정 등에 적용할 계획이다. 공정위와 국세청에도 디지털 과학조사 바람이 불기 시작한 셈이다.

 검찰과 경찰은 이미 디지털 포렌식 수사팀을 두고 컴퓨터 하드디스크 및 서버, 모바일기기 등에 남겨진 전자증거물을 과학적 절차와 방식으로 수집·분석하는 ‘디지털 포렌식’을 활발히 활용 중이다. 해킹과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 등 사이버공격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범죄사건에 디지털 포렌식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포렌식이 각종 범죄수사는 물론이고 회계부정 등 기업 내부감사 등 수사가 필요한 영역에서 필수요소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상진 고려대 교수(디지털포렌식연구센터장)는 “각종 민·형사 소송이나 회계부정 사건에서 삭제한 전자 데이터를 복구하고 분석해 증거를 찾아내는 디지털 포렌식이 큰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수사기관 외에 법무·회계법인 등에서도 디지털 포렌식팀을 신설하는 추세로, 법무법인 김앤장과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은 관련 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용 대검찰청 과학수사기획관은 “대검에서 운영하는 디지털 포렌식 전문수사관과정에 공정위와 국세청은 물론이고 군 내부의 수사담당자들이 위탁교육을 받는다”면서 “거의 모든 범죄사건이 디지털기기와 연계돼 있어 디지털 포렌식은 수사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윤정기자 lind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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