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컬럼]노벨 경제학상 수상의 법칙

 우리나라는 유난히 노벨상에 목말라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았지만 과학 분야의 업적으로 노벨상을 학수고대하는 사람이 많다. 최근 들어 경쟁국인 일본이 노벨상을 더 많이 받고 있는 것도 우리의 이러한 욕구를 부추기고 있다.

 노벨의 유언에 따라 1901년부터 시상하기 시작한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 문학상, 평화상과는 달리 경제학상은 1969년부터 시상하기 시작했다. 스웨덴 중앙은행이 창설 3백주년을 기념하여 노벨경제학상을 만들었기 때문에 상의 정식 이름도 ‘알프레드 노벨을 기념한 스웨덴 중앙은행의 경제학상이다. 노벨경제학상이 다른 노벨상에 비해 과연 가치가 있느냐에 대해 갑론을박이 있지만 노벨경제학상을 받는다는 것은 수상한 개인은 물론이고 대학, 국가에는 큰 영예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으려면 어떤 조건을 갖추고 있어야 유리할까. 밀튼 프리드먼은 1976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면서 1969년 이후 1976년까지의 수상자 통계를 가지고 분석 결과를 낸 적이 있었다. 첫째 남자여야 할 것, 둘째 미국인이어야 할 것, 셋째 시카고대학을 나올 것을 제시한 바 있다.

 밀튼 프리드먼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하여 1969년에서 2010년까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67명의 프로필을 분석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우선, 압도적으로 남자다. 이제까지 여성 수상자는 단 한 명이다. 2009년에 수상한 엘리너 오스트롬이 유일하다.

 둘째, 상당수가 미국인이다. 2010년까지 총 67명 수상자 중에 미국인은 무려 44명이었다. 3분의 2 수준이다. 그 다음으로 많은 나라는 영국으로 8명, 노르웨이가 3명, 스웨덴과 이스라엘이 2명,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 인도, 소련, 캐나다가 각각 한 명씩이다.

 셋째, 시카고대학을 나오면 노벨경제상을 받은 확률이 가장 크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을 당시에 재직하고 있던 학교 기준으로 한번 보자. 시카고대가 9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프린스턴대와 캘리포니아대(버클리)가 각각 5명, 케임브리지대, MIT, 컬럼비아대가 각각 4명이다. 그리고 3명인 대학은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2명인 대학은 예일대와 카네기멜론대, 노르웨이의 오슬로대다.

 넷째, 상당수가 유태인이다. 공식적인 발표는 없지만 한 추산 조사에 의하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의 41%가 유태인이다. 우리가 잘 아는 폴 새뮤얼슨, 밀튼 프리드먼을 비롯하여, 로버트 솔로우, 케네스 애로우, 게리 베커, 존 하사니, 제임스 헤크만, 로버트 오만, 조지 애커로프, 조지 스티클리츠, 다니엘 카네만이 모두 유태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수상자가 상을 받을 당시 살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살아 있지 않으면 수상 자격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이 나이는 노벨상 모든 분야에서 최고령 기록이다. 경제학 분야에서 가장 젊은 나이에 수상한 사람은 1972년에 51세 나이로 수상한 케네스 애로다.

 그러면 우리나라 사람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을 만한 사람이 있을까? 물론 있다. 국내에도 있고 외국에서 활동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요즘에는 경제학을 공부하는 여성들이 크게 늘고 있어 여성도 강력한 후보다. 그런데 노벨경제학상을 받는 데에는 국가의 후광효과가 강력하다. 따라서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대한민국의 경제력 향상이 노벨경제학상 수상에는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자.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이사 mjkim896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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