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시크릿(Secret)

 올 초부터 가장 많이 회자되는 용어 중에 하나가 ‘시크릿(Secret)’이다.

 최근 유명세를 떨치며 종영된 드라마 제목은 물론 인기 여성 아이돌 그룹 명칭으로 잘 알려졌다. 얼마전 열린 유명 남성 아이돌 그룹인 빅뱅의 컴백쇼에도 붙여지면서 ‘시크릿’을 붙이는 작명법이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비밀이나 감춰진 것을 뜻하는 시크릿의 본질은 ‘신비함’이다. 밖으로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관심을 더 끄는 것이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시크릿이 공개됐다. 바로 SK텔레콤이 아이폰을 출시한다는 소식이다. 경쟁사인 KT는 SK텔레콤을 통해서만 출시되던 외산 제품들을 대거 도입한다는 또 다른 시크릿의 뚜껑을 열었다.

 비밀주의로 유명한 애플도 아이패드2·아이폰5 등 출시를 앞둔 제품의 정보 유출에 속수무책이다. 여기에 글로벌 스마트폰·스마트패드 제조사들도 덩달아 신제품 선보이기 경쟁에 나섰으며 운용체계(OS) 업체들도 연달아 업그레이드 정보를 내놓고 있다.

 사방에서 자신들의 ‘시크릿’을 열어 제치는 형국이다. 밖으로 드러난 시크릿은 이제 온라인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급속히 퍼지면서 생명력을 잃고 있다. ‘신비함’은 거의 실시간으로 사라지는 시대가 된 것이다.

 앞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독점 공급’도 자취를 감추게 되고 ‘제조사 장려금 몰아주기’ 등의 물밑 협상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적어도 국내 이통사들이 특정 제품 출시만으로 소비자를 유혹하던 시기는 이제 되돌아오지 않을 전망이다.

 통신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양판점(수퍼마켓) 시대’가 도래했다고 진단한다. 상점별로 모든 제품군을 진열하고 가격 경쟁이나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승부를 거는 때가 됐다는 뜻이다. 본격적인 ‘진검승부’가 벌어지면서 ‘제2의 스마트폰 대전’을 점치기도 한다.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경쟁 과열로 공짜폰을 넘어선 마이너스폰인 ‘통근 스마트폰’ 등장을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반드시 소비자들의 피해로 되돌아온다. 고객의 눈과 귀를 속이는 ‘비밀’은 이제 사라져야할 것이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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