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출연연] <하>꼬인 매듭을 풀어라

흔들리는 출연연- <하>꼬인 매듭을 풀어라

 

 출연연구기관의 매듭이 여러 갈래로 꼬여있다. 이 매듭을 풀 사람은 특정조직도 아니고, 바로 연구원들 자신이다.

 출연연의 한 노조지부장은 “정년연장 문제와 관련해 교육과학기술부와 거의 합의단계에 도달했었는데, 일부 출연연 노조가 틀어버리는 바람에 합의에 실패했었다”며 “이로 인해 상당수 직원들이 58세에 정년퇴직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효율적인 출연연 운영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시기다.

 정부가 지난 1월 정부산하기관에 도입·완료한 성과연봉제와 관련해서는 아직도 진도가 안나가고 있다. 올해 말까지 노사 합의를 이끌어낼 방침이지만 과연 이루어질지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내는 연구원들이 의외로 많다.

 인력수급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정부 R&D 예산 증가에 따라 과제가 새로 만들어지면서 관련 연구원 선발이 불가피한데도 기획재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묶여 대부분 기존 인력으로 대체하기 급급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인력 선발권이 개별 출연연, 또는 상급 이사회에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 출연연의 큰 목소리가운데 하나다. 특히 출연연의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환경 조성을 위해 해마다 실시되는 기관평가를 기관장 임기에 맞춰 3~5년 단위의 기관 절대평가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과학기술중장기 로드맵상의 가속기 문제도 정치입김이 작용한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받고 있다. 로드맵에 따라 과학기술인들이 논의해 가속기 도입과 위치를 적정한 곳에 선정하면 되지만 국회에서 예산이 책정돼 정부 부처로 내려오는 사례까지 있는 것으로 파악돼 과기인의 눈총을 받았다. 이 밖에 출연금 규모 확대와 출연금 운영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과기계는 주장한다.

 출연연 거버넌스(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정부는 지난 한해 동안 여러 의견을 종합했으며 이제 결론을 내야 할 시기다. 큰 그림은 어느 정도 그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각 부처가 특정 기관에 대한 기득권을 포기하려 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수렴된 연구원들의 의견은 명확하다. 출연연 거버넌스 기관은 국과위 소속으로 변경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좀 더 나아가 국과위 소속에 통합법인(가칭 국가연구개발원)을 구성하고 개별 법인격을 유지하는 형식이다.

 복잡한 지배구조의 일원화를 통한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라는 게 핵심이다.

 이규호 출연연발전협의회 정책연구소장은 “과학기술 미래를 책임질 출연연의 역할은 단기적 실적보다 원전·융복합기술 개발, 대형국책사업, 저변·인프라확충을 통해 국가경재의 지속적 성장을 견인하는 것으로 전환돼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희범·

 

 <그래프>출연연 체제·소속 관련 과기계 의견

 출연연 소속 변경에 대한 의견

 비중 의견

 61% 개별 법인 유지하고 국과위 소속으로 일괄 변경

 19% 단일법인 형태로 국화위 소속으로 변경

 9% 단일법인 형대로 부처 소속은 유지

 8% 현재소속 및 체제 유지

 2% 기타

 1% 무응답

 

 출연연 운영관련 시급히 추진해야 할 항목

 비중 항목

 22% 안정적 규모의 인건비 및 기관운영비 확보

 21% 정년 65세로 환원

 16% 정부출연금 비율향상

 12% 급여향상

 10% 퇴직연금 개선 및 확대

 10% 자발적 혁신

 5% 무응답

 4% 기타 연구환경 개선

 (자료 출연연 연구발전협의회 설문조사 2011년)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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