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원재준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코리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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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인력이 최소 3자리 수 이상은 돼야 합니다. 기존보다 4~5배 이상이 필요합니다.”

 원재준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코리아 사장(41)은 최근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의 롱텀에벌루션(LTE) 장비 공급업체로 선정되며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신규 인력 채용은 물론이고 LTE 구축사업을 함께 진행할 국내 파트너들과의 협력 관계 등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식사시간도 한끼당 15분 정도 밖에 할애할 수 없다고 한다.

 특히 LTE와 수주에 앞서 진행했던 스마트랩 설립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KT 등 국내 통신사업자 및 기업들과의 협력도 진행해야 한다. 또 SK텔레콤의 전송망 확충의 핵심 중 하나인 광전송장비 로드엠(ROADM) 공급업체로도 선정됐다. 최근 석 달간 벌어진 일이다.

 상황 그대로 국내에서 가장 바쁜 통신업계 인물이 돼버렸다.

 “사실 일부 통신사업자의 경우는 입찰을 포기할까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도전하지 않으면 아예 기회 자체가 없다는 생각에 최선을 다해 준비했습니다. 노력한 만큼 운도 따라준 것 같습니다.”

 노키아지멘스는 사실 본격적인 선정작업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LTE 장비업체로 선정될 가능성이 가장 낮은 업체로 분류됐다. 삼성전자·LG-에릭슨은 제쳐두고 다른 다국적 장비업체들 보다도 후순위로 평가됐다. 국내 사업 경험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노키아지멘스는 2008년 11월 원재준 사장이 취임하기 전까지 국내에서 이렇다 할 공급실적이 없었다. 합작사 설립 이전인 노키아와 지멘스 각각의 시절에도 큰 성과는 없었다.

 하지만 출범 2년을 넘어서면서 국내 통신장비 업계의 가장 큰 사업을 연이어 수주한 것이다. 이제 KT에만 LTE를 공급하면 이동통신 3사에 장비를 모두 공급하게 된다.

 “KT에도 장비를 넣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어디까지나 고객(KT)의 선택 문제입니다. 단지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이 같은 성과에는 노키아지멘스가 단순히 국내에 장비를 파는 회사에 머무르기를 바라지 않는 원 사장의 신념과도 연관된다.

 “다국적기업이 한국에 들어와 단순히 그 열매만을 취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앞선 통신인프라와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세계 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합니다.”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통신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 설립하는 스마트랩도 이번 LTE 수주 이전인 지난해 초부터 준비해 왔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노키아지멘스가 한국 통신산업이 세계로 나갈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생각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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