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백신의 아버지’로 불리며 해마다 노벨상 후보자로 거론되는 피터 김 미국 머크(Merck)사 연구소 사장이 포스텍의 명예박사로 선정된다.
포스텍은 피터 김 사장을 제3호 명예이학박사학위 수여자로 결정하고, 11일 오전 대학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인 제22회 졸업식에서 학위를 수여한다고 9일 밝혔다.
1958년 미국 애틀랜타에서 재미교포 2세로 태어난 피터 김 사장은 어려운 가정환경에서도 코넬대(학사)와 스탠퍼드대(박사)를 졸업한 후 지난 1998년 당시 20대의 젊은 나이에 매사추세츠공대(MIT) 생물학과 교수로 채용됐다. 이후 세계적 의학연구소인 화이트헤드와 하워드 휴즈 연구소, 미 국립보건원 등에서 수준 높은 연구 활동을 해왔다.
그는 또 네이처, 사이언스지 등에 25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지난 1997년에 발표한 ‘에이즈 바이러스의 인체 세포 침투 메커니즘’ 연구로 일약 세계적인 과학자의 반열에 올랐다.
의생명분야의 미결문제로 남아 있던 바이러스 침투 메커니즘을 밝혀낸 그는 30대에 미국 국립학술원 회원으로 선임됐으며, 일라이 릴리 생화학상, 듀퐁-머크 젊은과학자상, 호암상 등을 받기도 했다.
그는 2000년 다국적 제약기업인 머크의 연구책임자로 선임된 후 2년만인 2003년 1월 총괄 사장으로 승진해 머크 연구소(MRL)의 약물과 백신에 관한 R&D부문을 책임지고 있으며, 지난 2008년부터는 머크의 수석부사장을 겸하고 있다.
포스텍은 “피터 김 사장이 MIT 교수직을 과감히 떨치고 제약 산업에 도전한 것은 물론, 머크에서 학자의 연구가 이론에만 머무르지 않고 실제로 인류 삶의 질 향상에 공헌할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공계 학도나 학자들에게 귀감이 될 것으로 판단, 명예박사로 선정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피터 김 사장은 “개교 당시 세계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주목받지 못했던 포스텍이 구성원들의 힘으로 25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했다는 사실이 한국인으로서 매우 자랑스럽다”며 “이러한 대학의 명예박사로서 함께 할 수 있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그는 10일 오후 4시 포스텍 생명공학연구센터에서 ‘바이러스 막융합과 억제’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갖는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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