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N스크린’이라는 신조어가 종종 눈에 띈다.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가 앞다퉈 N스크린 서비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N스크린 서비스란 스마트폰, 스마트패드(태블릿PC), 데스크톱PC, TV 등 다양한 ‘스크린’에서 하나의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보던 최신 영화를 집에 돌아와 TV로 이어서 본다. 공부방으로 옮기면 데스크톱PC로 나머지를 볼 수 있다. 영화를 웹에 저장해 두고 통신이 가능한 단말기에서 언제든지 꺼내보는 식이다.
N스크린은 1990년대 말 콘텐츠업계의 화두였던 ‘원 소스 멀티 유스 전략’을 떠올리게 한다. 하나의 원작을 만화, 게임, 영화, 드라마로 제작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슈렉’ ‘스파이더맨’ 등 블록버스터 영화가 초대형 게임으로 만들어지는가 하면 ‘툼레이더’와 같은 인기 게임이 블록버스터 영화로 개봉되기도 했다.
원 소스 멀티 유스가 손쉬운 콘텐츠 창작의 대안으로 떠올랐다면, N스크린은 손쉬운 콘텐츠 소비의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언제 어디서든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콘텐츠 소비를 촉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주 말 일본 소니는 ‘게임판 N스크린 전략’도 들고 나왔다. ‘철권’ ‘파이널판타지’ 등 그동안 비디오 콘솔게임 히트작을 갤럭시S와 같은 안드로이드폰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TV에서 즐기던 게임을 스마트폰, 스마트패드에서 즐길 수 있게 된 셈이다.
게임 N스크린 전략은 온라인게임 강국인 우리나라에 더욱 유리하다. 이미 넥슨 등 주요 게임업체는 스마트폰, PC 등과 연동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 게임 개발에 착수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인기 온라인게임이 속속 스마트폰 버전으로 개발되면서 지하철에서도 끊김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날도 머지않았다. 바야흐로 콘텐츠 비즈니스는 창작 못지않게 유통 전략이 더 중요해졌다. 콘텐츠 개발자들도 마인드 변화가 필요하다. 창작 단계에서 얼마나 N스크린에 친화적인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장지영 컨버전스팀장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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