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 오전(현지시간) 메인 행사장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설치된 포럼 등록데스크. 영하 14도로 떨어진 강추위에 눈발까지 날리고 있었지만 참가자들이 쉴 새 없이 몰려들었다.
다보스포럼 주최 측은 당초 오후 2시로 예정돼 있던 등록 개시 시간을 부랴부랴 오전으로 앞당겼다.
포럼 등록 관계자는 "세계적인 거물들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열정을 갖고 일찍 찾아왔는데 이들을 실망시킬 순 없었다"고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다보스포럼에는 기업 CEO만 1400명이나 참가해 역대 최대 성황을 이루고 있다. 전체 참가자 2500명 중 약 60%에 달한다.
CEO 참가가 대폭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스스로 경기가 좋아질 것에 대비해 알맞은 경영전략을 구상하기 위해 찾아왔다고 대답한다. CEO들이 위기 후 경영전략을 논의하면서 경기 낙관론에 불을 지피고 있는 셈이다.
유리 스페토로프 베인&컴퍼니 러시아 M&A담당은 "작년에는 누구를 어떻게 비난할 것인지만 얘기했지만 이제는 모두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말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앤 피누케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최고전략ㆍ마케팅담당관은 "금융에 대한 기업인들 분노가 사라지며 경제가 새롭게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낙관적인 경기 전망을 내놓았다. 데니스 낼리 PwC 회장 역시 "CEO들이 경기 침체기에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기가 마무리되는 것을 반영하듯 비크람 팬디트 씨티은행 CEO, 제임스 다이먼 JP모건 회장 등 월가 뱅커들도 이번 다보스포럼에 대거 참석했다.
CEO 경기 낙관론은 설문조사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PwC는 이날 `2011 글로벌 CEO 설문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기업 실적에 대한 글로벌 CEO들 자신감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 96개국 CEO 12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48%가 실적 전망에 대해 `매우 자신있다(very confident)`고 응답했다. 이는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 기록한 50%에 거의 육박하는 수준이다. 또 지난해 31%보다 무려 17%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낼리 PwC 회장은 CEO들이 실적을 낙관하는 이유로 신흥시장 부상을 꼽았다.
하지만 다보스에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1위 광고ㆍ마케팅 기업인 영국 WPP 마틴 소렐 회장은 "선진국은 향후 3~5년 동안 과거와 같은 고성장을 구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시 경기가 살아난다고 해도 그 반동은 크지 못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보스포럼도 올해 전 세계에 산재한 리스크를 3가지로 분류해 논의할 전망이다. 유럽 재정위기, 미국ㆍ중국으로 대변되는 글로벌 경제 불균형 , 환율전쟁 등이 대표적 위기다.
[다보스(스위스) 특별취재팀=매일경제 임규준 부국장 겸 지식부장/신현규 기자/윤원섭 기자/지선호 MBN 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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