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과 미생물 간에도 대화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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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단한 발상의 전환으로 생태학 분야에 기대 이상의 연구결과를 만들어낸 사례가 있어 주목된다.

  26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류충민 박사팀은 식물이 해충의 공격에 맞서 자체 면역을 증진시키기 위해 뿌리 주위의 유용한 미생물을 유인하는 현상을 규명해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소위 ‘식물과 미생물 간에도 서로 긴밀한 대화를 나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해 낸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태학 분야에서 권위 있는 영국 생태학지(Journal of Ecology) 1월호에 게재됐다. 국내 과학자가 주도한 연구 성과가 99년 전통의 이 학술지에 발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류 박사팀은 식물이 지상부에서 일어나는 해충의 공격을 식물이 뿌리에 신호를 보내 면역을 증진하는 세균과 곰팡이를 유인하는 방법으로 밀도를 높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번 연구는 밭작물인 고추와 고추의 잎사귀에 서식하며 체액을 빨아먹어 고추의 성장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해충인 온실가루이(whitefly)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류 박사는 “실제 연구기간은 불과 3개월 정도였다”며 “주위에서 흔하게 보는 온실가루이를 왜 퇴치 못하는지, 식물은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작은 관심이 이번 연구의 시작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식물이 식물뿐 아니라 미생물과도 대화해 해충을 퇴치하고 식물의 자체면역력을 키운다는 사실도 증명했다”며 “이 같은 식물의 신호를 찾아냄으로써 방제가 힘든 해충을 농약 없이 퇴치하고 건강하게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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