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드디어 `마의 벽`으로 불리는 100만원 고지에 오르며 삼성전자와 더불어 국내 증시의 양대 산맥을 형성하고 있는 현대차의 반등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4일 처음으로 20만원대를 돌파했으나 이후 사흘 동안 약세를 지속하며 다시 19만원대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19일 종가는 19만3천원이다.
시장에서 IT 업종인 삼성전자의 강세와 자동차 업종인 현대차의 반등을 연결짓는 이유는 과거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주가 흐름이 거의 일치하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2000년부터 최근까지 삼성전자와 현대차 주가 흐름을 분석한 결과, 양사 주가 간 상관관계는 92%에 달했다. 100일 중 92일은 삼성전자가 오르면 현대차도 오르고, 삼성전자가 내리면 현대차도 내렸다는 의미다.
IBK투자증권의 고태봉 연구원은 "두 회사 제품 모두 수출재이자 소비재여서 원ㆍ달러 환율과 미국의 소비 규모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양사 주가가 동행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동조화 흐름은 2005~2008년 주가 상승기에 소외됐을 때도 똑같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2005년 이후 코스피가 차츰 오르며 2007년 고점을 찍었을 당시 이들 두 종목은 주가가 오히려 하락한 적이 있다.
이러한 동조화 흐름은 그러나 최근 들어 깨지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이후 한달간 양 종목 주가간 상관관계는 8.4%로 뚝 떨어졌다. 삼성전자가 오르면 반대로 현대차는 내리고, 현대차가 오르면 삼성전자가 내리는 식이었다. 실제 지난 5일 현대차가 6.18% 오르자 삼성전자는 1.67% 빠졌다.
고 연구원은 이처럼 주가가 괴리를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기관의 매수 여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관이 제한된 자금으로 두 종목의 비중을 모두 늘리기는 어려워 한쪽을 팔아 다른 쪽을 사면서 나타난 `풍선 효과`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가 드디어 100만원선 등정에 성공하며 양사 주가의 동조화 경향이 재개될 것으로 고 연구원은 전망했다.
고 연구원은 "그동안 삼성전자를 추격매수하지 않으면 지수 이상의 수익률을 내기 어렵다 보니 자동차나 화학 업종을 팔아 IT쪽을 매수했지만 이제 삼성전자의 가격 부담이 커진 만큼 다시 현대차와 매수 균형을 맞춰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오는 27일 4분기 기업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4분기까지의 실적이 나오고 향후 실적 전망치가 거론되기 시작하면 주가 상승 탄력이 재차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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