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IT 관련 대학생 취업이 어려워지고 학생 수도 감소하는 등 IT 풀뿌리 기반이 약화되고 있습니다. 정부와 대한전자공학회가 공동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제41대 대한전자공학회 회장으로 김성대(58)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가 선출돼 이달부터 1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대한전자공학회는 해방 이후 정부수립 조차 이루어지지 못한 지난 1946년에 설립돼 55년간 국내 전자산업 성장과 함께 해온 역사와 권위를 인정받는 전자분야 최대 학회다.
최근 신임 인사차 본지를 방문한 김성대 41대 학회장은 “학회 운영의 근본은 충실하면서 발전적인 학술대회 운영”이라며 “반도체·신호처리·통신 등 다른 학회와 차별화할 수 있는 충실한 학술대회를 개최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전자공학회는 올해로 26회를 맞는 국내 최대 규모의 IT 분야 학술대회인 ITC-CSCC(회로·시스템·컴퓨터·통신 국제 기술콘퍼런스), 하계 학술대회, 추계 학술대회 등의 국제 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학회의 또 다른 장점은 학회 산하에 다양한 소사이어티(소모임)를 구성해 특화되면서도 다양한 학술대회를 개최해왔던 점이다. 산하에 통신·반도체·컴퓨터·신호처리·시스템 및 제어·산업전자 등 6개의 소사이어티를 구성하고 그 밑에 30여개에 달하는 연구회가 조직돼 있다. 이곳이 주축이 돼 CES에서도 이슈가 된 스마트TV 융합기술, IT융합 의료기기, 차세대 무선통신기술, 무선에너지 전송기술 등 다양한 소사이어티 기술 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최근 IT 분야의 인재들이 모이지 않는다는 지적에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우수 인재들이 몰려드는 분야가 IT”라며 “다만 예전과 같이 IT나 과학쪽 종사자들이 재미를 못찾고 사회적인 존경을 받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를 거쳐 프랑스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김 회장은 “프랑스의 경우 엔지니어를 앙지니어로 명칭하는 데 원래 뜻은 수재라는 용어”라며 “이공계 출신들은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을 정도로 우대를 해준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엔지니어들이 재미있고 흥나게 일하기 위해서는 엔지니어가 사회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사명감을 갖게 해야 한다”며 “이러한 분위기는 학교뿐만 아니라, 국가·사회 전체적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반도체 학회에서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이 이렇게 발전한 이유를 정부 지원, 훌륭한 인재 확보, 밤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열정적인 업무 등을 꼽았는데 이러한 요인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다”며 “엔지니어의 기를 살리는 방법을 정부·학회 등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방의 IT 관련학과 학생 취업난이나 인력감소에 대해서도 학회 차원에서 ‘산학협력 강화’ 등 다양한 해결책을 찾는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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