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정부의 고급 정보보안 인력 양성책의 일환으로 시작된 지식정보보안 고용계약형 석사과정의 1호 졸업생이 내달 배출된다. 그 주인공은 바로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에서 금융보안을 전공하고 BC카드 IT보안솔루션팀 입사를 앞둔 엄지원 연구원이다.
그는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일하는 보안전문가들이 많다”면서 “기업 및 사회의 인프라를 보호하고 국민의 소중한 정보를 지킨다는 사명감을 가진 보안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엄 연구원은 학부 시절 우연한 기회에 국내 대표기업인 안철수연구소에서 인턴 활동을 하며 보안업계에 입문했다. 그는 “안철수연구소 개발자들이 글로벌 기업의 스카우트 제의도 뿌리치고 순수 국내 기술로 사이버위협을 막아낸다는 사명감으로 일하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며 “정보보호를 전문적으로 공부할 좋은 기회가 생겨 지식정보보안 석사과정에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엄 연구원은 전액 장학금과 학업 지원비를 받으며, 전자금융시스템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금융보안 연구에만 몰두했다. 고용계약형 석사과정은 일반 대학원과 달리 이론연구 뿐 아니라 기술개발 및 적용 위주의 교육을 통해 실무능력을 키우는 데 최적화됐다는 것이 엄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금융보안에 특화된 과정이어서 금융감독원과 SC제일은행 등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실제 발생하는 보안위협과 대처법을 강의하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다”면서 “이론교육의 한계를 뛰어넘어 이론과 실무능력을 고루 갖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보안담당자 뿐 아니라 안철수연구소 등의 보안개발자들로부터 유형별 악성코드 현황 및 대응방식에 대한 교육도 받았다.
실무와 연계된 교육을 받은 결과, 엄 연구원은 실제 현장에 적용이 가능한 보안기술 개발에 관한 내용으로 석사 졸업논문을 제출했다.
그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1년새 10배 가까이 급증했지만, 보안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데 착안했다”면서 “스마트폰 자체를 보안USB로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한 이동식 개인저장장치 기법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일반 휴대폰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담고 늘 소지하고 다니는 스마트폰은 그 만큼 보안성을 강화해야하지만, 실제로는 보안장치가 미흡해 이를 보완할 필요가 크다는 지적이다.
국내 보안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은 물론 국민이 각자의 자리에서 할 일이 많다는 것이 엄 연구원의 생각이다. 그는 “정부는 보안위협을 파악하는 정보력을 강화하고 사이버보안 문제 발생 시 민첩하게 대처할 수 있는 민관 합동체제와 보안조직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이 같은 정부의 정책 아래 기업은 보안에 대한 기본 인프라 구축 개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사용자 스스로가 보안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PC에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업데이트하는 등의 기본수칙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항상 새롭게 진화하는 보안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새로운 방식을 고민하고 연구하는 보안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엄 연구원은 앞으로 BC카드에서 고객 정보를 보호하고 각종 보안위협에 대처하는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이경원기자 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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